Health Recipe | 가짜 배고픔, 머리가 아닌 위장의 요구에 응답하라

2022. 1. 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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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배고픔’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 몸이 기능하는 데 필요한 열량을 채우라는 생리적 신호인 ‘진짜 배고픔’이 아닌, 헛헛한 마음이 보내는 거짓 신호다. 정말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므로 당연히 과다 섭취한 열량이 몸에 쌓여 비만을 부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허기가 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급격히 당기는 경험, 누구라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먹고 나도 배가 부른 기분은 들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음식을 찾게 되는 건 왜일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가짜 배고픔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는데, 다량의 코르티솔이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을 억제해 식욕이 상승한다. 이때 자극된 식욕은 달고 매운 음식을 당기게 하는데, 특히 당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다.

가짜 배고픔은 스트레스 상황이 아니어도 불쑥불쑥 찾아온다. 점심을 먹고 나서 입이 텁텁할 때, 양치까지 다 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속이 헛헛할 때, 배는 부른데 뭔가 한 입만 더 채우면 마무리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등이다. 하지만 이 역시 몸이 아닌 머리가 느끼는 배고픔이다.

지금의 배고픔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하는 기준이 있다. 식사를 한 지 세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배가 고프다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배고픔이 더 심해진다면, 떡볶이와 초콜릿 같은 달고 매운 음식이 먹고 싶은 경우도 있다. 또 시간이 조금 지나면 배고픔이 사라지거나 음식을 먹어도 공허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배가 불러도 계속 먹으려고 한다면, 음식을 먹은 뒤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온다면, 이건 가짜 배고픔이다.

한편, 배고픈 느낌이 점점 커지면서 속이 쓰리거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면, 어지럽거나 가벼운 두통이 생기고 기분이 처지는 것 같다면, 특정 음식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고 느끼고, 먹고 나서 만족감과 행복감이 든다면, 이건 진짜 배고픔이다.

가짜 배고픔이 위험한 이유는 습관성이 되기 쉬워서다. 식사 후 달달한 군것질거리나 늦은 밤의 야식,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는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습관이 되어 그 상황만 되면 자연스럽게 가짜 배고픔이 찾아온다.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칼로리는 체중을 늘리고 각종 위장병과 만성 질환을 불러온다. 그러므로 가짜 배고픔을 멀리하는 것이 건강을 위하는 길이다.

가짜 배고픔을 떨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 쉽다. 다만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가장 먼저 아무것도 먹지 않고 30분 정도를 참아 본다. 물이나 차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다. 심호흡을 하며 손바닥의 중심을 다른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 이래도 저래도 참기 어렵다면 견과류나 토마토, 오이, 곤약 같이 자극이 적고 열량이 낮은 식품을 소량 먹어도 된다. 짧은 산책을 하거나 수다 타임을 갖는 등 주의를 다른 데로 돌려 배고픔을 잊을 수도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는 강도 높은 운동을 짧게 하면 꽤 도움이 된다. 스쿼시나 축구 같이 강도 높은 운동을 단시간에 할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을 만들어 코르티솔에 맞서는 전략이다.

가짜 배고픔이 잦다면 식습관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식단에 단백질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보건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총 칼로리는 같으나 단백질과 탄수화물, 불포화지방산을 각각 강화한 식단을 실험군에게 먹인 결과, 단백질 강화 식단을 먹은 실험군이 다른 실험군에 비해 식욕 억제 효과가 높았다. 또 식사 시간에는 최대한 천천히 씹고 삼켜 뇌가 음식을 충분히 먹었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가짜 배고픔을 예방할 수도 있다.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이 적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건강한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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