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운동화 신는 신동빈, 첫 사장단 회의서 "사회적 선한 가치 창출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2년 그룹의 경영 가치로 '인재' '투자'와 함께 ‘선한 가치 창출’을 내걸었다.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하지만 모든 의사 결정에 선한 가치가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20일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올해 첫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주관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70여 명이 참석했다. 더불어 인재 개발의 요람이 될 롯데인재개발원 개원식도 열렸다. 롯데는 1900억원을 들여 롯데인재개발원을 재건축했다. 롯데 지주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했던 VCM 회의를 인재개발원에서 진행한 것은 인재 경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산업별 전망과 분야별 혁신 실행 방향에 대해서 논의했다. 디자인경영센터의 경우 ‘디자인이 주도하는 혁신’에 맞춘 디자인 조직 역량 강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발표를 경청한 신 회장은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진심으로 우리 고객의 삶과 환경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우리의 모든 의사 결정엔 선한 가치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 회장의 행보도 비슷한 맥락이다. 친환경을 앞세운 선한 가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화제가 됐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진이 대표적이다. 신 회장과 함께 구찌 매장을 찾은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이 SNS에 사진을 게재했는데 당시 신 회장이 옷차림이 주목을 끌었다. 신 회장은 인조 모피코트와 9만7000원짜리 친환경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롯데케미칼의 자원 순환 사업 ‘프로젝트 루프’에 참여한 친환경 사회적 기업 LAR의 제품으로 버려진 페트병에서 뽑아낸 원사를 활용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2000켤레 한정으로 제작됐던 신발은 완판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국내 요소수 부족 사태가 심화하자 직접 나서기도 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미쓰이화학에 직접 전화를 걸어 고순도의 요소 1000t을 확보했다. 이를 시작으로 롯데정밀화학은 베트남ㆍ사우디아라비아ㆍ러시아ㆍ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에서 요소 1만2000t을 단독으로 확보하며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탰다. 지난 14일부터 롯데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이 팔고 있는 요소수 확보에도 신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신 회장이 개인적인 인맥까지 동원해서 요소수 확보에 나섰고 연초 요소수 판매 제한이 풀리자마자 손쉽게 살 수 있는 편의점에서 판매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신 회장은 사장단에게 ‘혁신을 위한 리더십’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여러분은 일방향적 소통을 하는 경영자입니까? 아니면 조직원의 공감을 중시하는 경영자입니까?”라고 물으며 “통찰력, 결단력,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롯데는 외부 인재를 대규모 수혈했다. 신 회장이 ‘기존 롯데맨’으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반영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신 회장은 “그동안 생각해왔던 성과의 개념도 바꾸겠다”며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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