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洪 독대 뒤 더 휘청대는 野 '원팀' 기조..공천 제안 파문

김기정 2022. 1. 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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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 간의 19일 만찬 회동을 두고 윤 후보 측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재ㆍ보궐선거 2곳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20일 윤 후보 측은 “구태 밀실정치”라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뿌리쳤고, 이에 홍 의원은 “방자하다”며 맞받아쳤다. 당내 대표적 ‘뇌관’으로 꼽혀온 재보선 공천 문제가 대선을 48일 앞둔 윤 후보의 ‘원팀’ 구상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양측의 주장을 종합하면 전날 윤 후보와 홍 의원 두 사람 간의 만찬 회동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홍 의원이 회동 뒤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의꿈’ 홈페이지에 윤 후보와의 회동 결과를 설명한 글을 올린 것도 “회동 내용을 외부에 알려도 좋다”는 윤 후보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에 홍 의원은 ‘윤 후보 회동결과’란 제목의 글을 통해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등을 요구했다며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적었다.

논란이 되는 건 다음 부분이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공개한 2가지 외에 한 가지 요청을 더 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5곳의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지역 가운데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에 각각 자신의 대선 경선을 도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공천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 측은 “윤 후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입장인 반면, 윤 후보 측은 “후보가 ‘공천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부정적 의사를 내비치자 홍 의원이 ‘권영세 본부장한테 전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회동 당시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전략공천 제안을 수락했는지를 두고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린다. 두 사람의 회동 뒤 윤 후보에게서 결과를 전해 들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홍 의원과 그의 측근에게 연달아 전화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권 본부장은 이날 오전 당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 모두 발언에서도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다. 제가 얼마 전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 있다”며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도 “이게 바로 밀실 공천, 야합 정치”, “구태 정치는 퇴출당해야 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가 내세운 새로운 정치, 공정과 상식의 원칙에 반한다”는 게 윤 후보 측 반발의 표면적 이유다.

다만 양측의 갈등을 두고는 "재보선 공천을 둘러싸고 중첩된 당내 이해관계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간 국민의힘에선 재보선 공천을 두고 당 지도부 간 잡음이 이어져 왔다. 윤 후보 측도 재보선 후보자가 일종의 대선 주자 ‘러닝메이트’인 만큼 내심 염두에 둔 공천 대상자가 있다는 전언이다. 선대본부 인사로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이 언급된다. 클린선거전략본부장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구 중-남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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