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50만원?..'역대급 흥행' LG엔솔 27일 상장 후 주가 얼마될까?

신은빈 2022. 1. 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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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과열·적은 유통물량..분위기는 '따상'
中 CATL과 비교한 전망은 40만~50만원
작년 SKIET는 첫날 26%↓..지나친 낙관은 금물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월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매경DB)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에도 새 역사를 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청약 결과만 놓고 보면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앞선 대어급 공모주의 사례와 국내 증시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낙관은 금물'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청약 마감일인 19일까지 양일간 증권사 7곳을 통해 모인 LG엔솔의 청약 증거금은 총 114조1066억원이다. 이는 종전에 국내 IPO 증거금 규모 1위를 기록한 지난해 4월 SKIET(81조원)를 넘어선 액수로, 사상 첫 '100조 증거금'을 모았다. 청약건수도 442만4470건으로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복 청약 금지 후 가장 청약 건수가 많았던 카카오뱅크(186만건)의 두 배를 넘는 규모이며, 중복 청약자를 포함해 가장 건수가 많았던 SKIET(474만건)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청약주식수는 7억6071만960주에 달한다.

이번 청약은 경쟁률이 높았던 탓에 균등 방식으로 투자자 1명이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몫은 1주 안팎으로 예상된다. 균등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1인당 1.75주가 배정된 대신증권이다. 이어 하이투자증권(1.68주), 신영증권(1.58주), 신한금융투자(1.38주), KB증권(1.18주), 하나금융투자(1.12주), 미래에셋증권(0.27주) 순이다. 이로써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균등 배정 물량을 적어도 1주씩은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한 투자자들은 1주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LG엔솔은 이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공모가는 30만원이며,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 30분에서 9시 사이 공모가의 90~200% 범위 내에서 호가를 받아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이렇게 정해진 시초가를 기준으로 가격제한폭(장중 상하 30%)이 적용되는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60만원에 형성되고 상한가까지 도달하는 '따상'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최고 78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 만약 상장일 따상을 달성하면 1주당 48만원의 이익을 얻는 셈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LG엔솔의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이다. 공모가 그대로 상장하더라도 20일 오후 1시 16분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전자(456조914억원)와 SK하이닉스(90조6363억원)에 이어 코스피 시총 3위에 해당한다. 따상에 성공한다면 시총은 182조5000억원으로 불어나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2위가 된다.

증권가에서는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까지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만큼 LG엔솔의 향후 주가 흐름도 순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주요 주주 보유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기관 확약분 등을 제외하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전체의 10% 미만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주가가 대폭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즉, LG엔솔이 시장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일명 '품절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인데, 품절주는 물량이 적어 작은 매수세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 앞서 기관이 상장 뒤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고 약속한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77%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은 19일 보고서를 발간하고 LG엔솔의 상장 후 목표주가를 52만원으로 제시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 52만원에 따라 목표 시가총액은 122조원으로 예상한다"며 "상장 후 제한적인 유통물량을 감안하면 최근 발표한 배터리 공장 증설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2025년의 기대감이 상장 후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시가총액 100조원을 예측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체 북미 공장 등 주요 공장들이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므로 2025년까지 연평균 24%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이 높겠지만 적정 시총 100조원은 2021년 EV/EBITDA(기업가치를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이 43배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시총에 따른 2021년 EV/EBITDA 43배는 CATL이 80배인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즉,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과 비교했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기업가치가 낮다는 뜻이다. CATL의 시총은 약 250조원으로, LG엔솔의 시총이 100조원이라고 하더라도 CATL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화재 리콜에 따른 위험 요인이나 배터리 원가 부담 요인을 해소한다면 경쟁사와의 차이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낙관만 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선 국내증시 상황이 어둡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전날인 19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20일 오후 1시 16분 기준 코스피는 2857.12로 전장보다 0.52% 올랐지만 여전히 2800대선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말 30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도 2900선 아래로는 하락하지 않았던 지수는 이달 17일 붕괴된 이후 2800대선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긴축 정책과 국내 기준금리 상승까지 가세하며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부진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도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IET는 청약 당시 역대 최대 증거금을 모으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상장 당일은 따상은커녕 시초가보다 무려 26.43% 하락 마감했다. 즉, 현재 공모주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더라도 상장 후 결과까지 긍정적으로 담보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LG엔솔 상장 후 6개월이 지나면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상장 후 6개월이 지나면 LG엔솔의 최대주주이자 모회사인 LG화학의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LG화학이 기존에 보유하던 LG엔솔 지분에 대해 대규모 매각 대기물량(오버행)을 쏟아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매각이 이루어지면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늘어나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현재 LG화학은 LG엔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은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적어 따상 조건을 갖췄다"면서도 "상장 6개월 후에는 모회사인 LG화학의 영향으로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은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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