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 앞두고 논란 가열, 오미크론 그리고 해킹
대회 공식앱 도청·해킹·검열 가능성 우려
개막 초읽기에 들어간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전을 펴는 상황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해 올림픽조직위원회 안팎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회 참가자들은 개인 정보 해킹 논란이 불거져 뒤숭숭하다.
베이징 질병통제센터는 20일 “하루 전 베이징 시내에서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4명은 같은 냉동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였고, 다른 한 명은 인접한 다른 냉동창고 근무자였다. 베이징시는 해당 냉동창고를 즉각 폐쇄하고 드나든 사람과 차, 물건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베이징과 인근 지역을 사실상 봉쇄하는 초강경 조치를 가동하며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15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감염자 수가 꾸준히 느는 추세다. 18일 3명, 19일 5명이 더해졌다. 베이징시는 초ㆍ중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만리장성 등 주요 관광지를 폐쇄하는 등 후속 조치에 돌입했다.
방역이 뚫린 것 못지 않게 책임을 해외에 떠넘기려는 듯한 중국 정부의 태도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베이징 질병통제센터는 17일 “첫 번째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가 지난 11일 캐나다에서 건너온 국제우편을 받았다. 해외에서 온 물건이 감염 매개체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정부와 과학계가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캐나다 보건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러날 걸려 배송되는 제품이나 포장을 통해 전파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에마뉴엘 골드먼 미국 럿거스 대 미생물학과 교수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장지 등 종이 표면에서 1~2시간 이상 생존하지 못한다는 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조직위는 베이징에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방역망을 뚫고 대회 관련 시설에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미 선수촌과 훈련장에 폐쇄 루프(선수단 동선을 외부와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를 적용했다. 첫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엔 “올림픽 입장권 판매를 중단하고 선별돈 그룹에 입장권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혀 사실상의 무관중 운영 방침을 정했다.
한편 베이징에 건너가야하는 각국 선수단 사이에서는 ‘해킹 공포’가 심각하다. AFP통신은 19일 캐나다 토론토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베이징 겨울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사용할 공식 어플리케이션(앱) ‘MY2022’의 보안성이 취약해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앱에는 실시간 채팅, 음성 통화, GPS 네비게이션 등의 기능이 탑재됐으며 사용자의 여권 정보,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의료기록 등도 담긴다. AFP는 “MY2022 사용자 음성 녹음이나 파일 전송시 암호화가 미비해 도청 또는 해킹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시간 채팅이나 뉴스 검색은 검열 또는 감시를 당할 수 있다. 이 작업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2442개의 단어 목록이 프로그램 내에서 발견됐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에 대해 당국에 자동 신고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권 여러 나라들은 선수단에 “해킹 위험이 높으니 개인 스마트폰 또는 노트북을 베이징에 가져가지 말라”고 권고했다. 해당 제품을 빌려쓰고, 이메일 계정을 새로 만들어 대회 기간 중 임시로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권장했다.
이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사용자들이 MY2022 앱의 일부 기능에 대해 스스로 비활성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이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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