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박찬욱 호평 '미싱타는 여자들' 오늘(20일) 개봉 "관람포인트 셋"

박상우 2022. 1. 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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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극찬 일색으로 기대감을 높인 영화, 그 이유가 오늘 공개된다.

1970년대 평화시장 소녀 미싱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 그린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이혁래, 김정영 감독)'이 20일 개봉하는 가운데, 관람 포인트 3가지를 공개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미싱을 탈 수밖에 없었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편견 속에 감춰진 그 시절 소녀들의 청춘과 성장을 다시 그리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1. 누구도 주목한 적 없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평화시장에 발을 들인 이유도, 나이도 모두 달랐지만 그저 '배우고 싶다'는 공통의 소망 하나로 연대했다.

영화는 그들에게 교육을 제공해 주던 꿈의 공간 노동교실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며, 그 안에서 누구보다 주체적이고 열정적인 젊은 날을 보낸 여성들의 진짜 모습을 조명한다.

어른들의 압박과 어처구니없는 질문에도 똑 부러지게 되받아치던 당돌했던 그녀들의 모습은 그동안 보호받아야 하는 연약한 존재로만 그려졌던 편견을 깨부수며 또 하나의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다.

또한 이들의 애환과 투쟁의 역사는 같은 시절을 지나온 동세대에게는 눈물 어린 감동과 공감을, 40년이 지난 오늘의 청춘에게는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잘 살고 있다'는 무언의 안부를 전하며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물결을 일으킨다.

#2. 다채로운 색감으로 재탄생한 젊은 날의 초상

'미싱타는 여자들'은 노석미 작가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의 청춘을 다시 그려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영화 작업을 진행한 노석미 작가는 여성 노동자들의 소녀 시절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되살려냈다.

청춘의 화사함이 느껴지는 연두, 최선을 다했던 정열의 빨강, 소녀스러움을 간직한 분홍 등 주인공들이 직접 떠올리는 그 시절의 색을 사용한 초상화는 그동안 흑백 판화 속 그늘진 존재로만 그려졌던 소녀 미싱사들의 진정한 얼굴을 40년 만에 그려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남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청춘기를 지나 온 여성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과거를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치유의 과정을 선사한다.

그들은 누군가의 뒤에 숨기에 바빴던 모습에서 벗어나 결연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자식들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억울하고 아팠던 기억에 새로운 색을 입히며 과거의 내 모습과 다시금 조우한다.

#3. 실제 사진, 글, 노래 등으로 사려 깊게 재현한 개개인의 사연

'미싱타는 여자들'은 지난 2018년 서울시 봉제 역사관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 작업을 위해 김정영 감독이 진행한 봉제 노동자 32인의 구술생애사 인터뷰에서 처음 출발했다.

출연진 박태숙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4년의 시간에 걸쳐 영화 속 14명으로 확장되었고, 이혁래 감독의 참여로 인터뷰의 나열에서 벗어나 실제 사진과 글 등 다양한 사료를 활용한 대규모 아카이빙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주인공들이 제공한 개인 자료와 함께 전태일기념관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소장 청계피복노동조합 관련 기록들을 기반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이혁래 감독과 김정영 감독은 약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촬영을 멈추고 자료를 직접 확인,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며 그 시절 소녀들이 느꼈던 감정을 생생하게 복원시켰다.

특히, 영화는 시대 상황이나 특정 사건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당시 여성 노동자들이 겪었던 세세한 마음을 짚어 내기 위해 개인적 추억이 담긴 자료들을 활용하며 한 명 한 명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곳곳에 사용된 실제 기록들은 70년대 평화시장으로 관객들을 안내하며, 그 시절 소녀들의 풋풋함과 열정을 몸소 체험하게 해준다. 40년 전 쓴 글을 직접 낭독하는 주인공들의 반응은 그들이 느꼈던 솔직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며 감동을 전한다.

이처럼 영화는 다양한 구술과 사료를 통해 70년대 추억을 소환하는 먹먹한 향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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