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편의상 38층 지지대 미리 철거".. 수사, 현산 본사 겨냥

장선욱 2022. 1. 20. 04: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콘크리트 양생 부실과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로부터 "붕괴사고가 난 39층 슬래브를 타설하기 전에 작업 편의를 위해 38층 알루미늄 폼과 동바리를 미리 철거해 반출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붕괴 사고 사흘 전에 제거해 반출
서울 본사·광주 서구청 등도 압색
공기단축 본사 지시 여부 등 조사
경찰이 19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압수수색한 후 압수 물품을 옮기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대산업개발 건설본부 사무실을 비롯한 5곳을 압수수색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콘크리트 양생 부실과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201동 39층 콘크리트 타설 전 작업자들이 아래층 동바리(지지대)와 거푸집을 철거한 정황과 그 이유에 대한 증언이 나왔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로부터 “붕괴사고가 난 39층 슬래브를 타설하기 전에 작업 편의를 위해 38층 알루미늄 폼과 동바리를 미리 철거해 반출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철근 콘크리트 작업 시 충분한 콘크리트 강도를 확보하고 상부층 작업 하중을 견디게 하려고 아래층 거푸집이나 동바리는 철거하지 않고 남겨둔다. 양생이 완료되면 위층을 올릴 때마다 맨 밑층에 설치한 거푸집과 동바리를 상층으로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그러나 붕괴사고가 난 공간은 최상층으로, 슬래브 타설을 마치면 38층 이하 자재를 빼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 39층을 타설하기 전 미리 동바리를 해체하고 반출한 것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 관계자는 “38층 동바리 등 해체와 반출 작업을 붕괴사고 사흘 전인 8일쯤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최상층으로 올려진 자재는 크레인을 통해 지상으로 반출됐는데, 이 과정을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은 19일 오전 9시40분부터 오후 5시쯤까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등과 합동으로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서울 용산 본사, 공사 인허가를 내준 광주 서구청, 자재공급업체, 설계사무소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7시간여 압수수색에서 시공계획서와 콘크리트를 포함한 각종 자재, 사고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무지보(데크 플레이트) 공법 일정 등이 담긴 컴퓨터와 서류 등을 다수 확보했다. 이들 자료는 콘크리트 양생 부족과 공기 단축 강행 등 부실공사 의혹의 실마리를 풀어줄 핵심 자료다.

경찰은 사고가 난 201동과 인근 203동 건물 등의 콘크리트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경찰이 30여개의 콘크리트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정작 사고가 난 38층 콘크리트 공시체(샘플)를 빼돌렸다가 하루 만에 임의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지점과 가장 가까운 38층 콘크리트 샘플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현대산업개발 측이 해당 층 샘플을 뒤늦게 제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확보한 샘플을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이 관계자는 “타설 작업을 실제로 현장에서 누가 관리·감독했는지가 사고원인과 책임자 규명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계약 과정의 불법성을 입증할 서류가 확보된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실종자를 찾는 고층부 정밀수색은 다음 주초 시작된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 자문단은 타워크레인 부분 해체, 건물 내외부 안정화, 구조대 안전 확보에 이번 주말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구조 당국은 타워크레인 상단부 해체, 외벽 안정성 보강작업을 주말까지 한 뒤 내주 초부터 본격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