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호랑이굴로 들어온 '범'
‘범’이 호랑이 굴로 들어왔다. 이번 겨울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33·사진)이 고향 팀 KIA 타이거즈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밝혔다.
KIA는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나성범 입단식을 열었다. 2012년 신생팀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나성범은 10년 만에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올겨울 FA 자격을 얻은 나성범은 고민 끝에 KIA로 이적을 결정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다른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어색하다. 하지만 한 번쯤 입어보고 싶었다. 상대 팀으로 경기할 때도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등 번호는 NC 시절부터 쓰던 47번이다. KIA는 나성범을 위해 47번을 제의했고, NC는 나성범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47번을 비우기로 했다.
나성범의 계약 기간은 6년이다. 계약금 60억원, 총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 등 총액 150억원 규모다. 총액으로는 이대호(롯데)의 역대 최고 기록(4년 150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큰 부담은 없다. 내 가치를 인정해주신 구단주, 대표이사, 단장님 모두 감사하다. 그에 걸맞게 준비를 잘해서 실력을 보여드려야 한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나성범은 KIA 연고지인 광주 출신이다. 광주대성초-진흥중-진흥고를 졸업했다. 부모님도 광주에 살고 있다. 10년여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나성범은 “해태 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 무등경기장에 자주 갔다. 중학생 때는 볼보이, 배트보이를 하면서 경기장에 갈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이)용규(키움 히어로즈) 형이 KIA에 있었다. 아마 용규 형은 기억 못 하겠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선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배팅 장갑도 선물 받았다. 이 자리를 빌려 그때 잘 썼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챔피언스필드와도 좋은 기억이 있다. 2014년 문을 연 이곳에서 개장 1호 홈런을 쳤다. 지난해엔 우측 담장에 설치된 모기업 KIA의 홈런존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 승용차를 부상을 받았다. 나성범은 “(개장 첫 홈런을)당연히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아직 부모님이 그때 받은 차를 타고 다니신다. 앞으로도 많은 차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KIA는 지난해 팀 홈런(66개) 꼴찌였다. 20홈런을 넘긴 선수도 없었다. 통산 212홈런을 기록 중인 거포 나성범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나성범은 2020년엔 홈런 3위(34개), 지난해엔 2위(33개)에 올랐다. 2019년 십자인대 부상 여파로 기동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어깨는 여전히 강하다. 지난해엔 전 경기에 출장했을 만큼 몸도 튼튼하다. 나성범은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3할 타율이나 30홈런, 100타점 같은 수치를 내세우기보다는 꾸준한 성적을 남기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나성범은 이날 후배 장현식, 황대인과 함께 ‘V12’를 상징하는 손가락 퍼포먼스를 펼쳤다. KIA는 이제까지 (해태 시절 포함) 11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우승했다. 나성범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내가 뛰는 동안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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