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FA 영입 성공작으로 팀을 만든다면?

김효경 2022. 1.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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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최형우

프로야구가 2000년 자유계약선수(FA) 제도를 도입한 이래 다른 팀으로 이적한 건 총 71회(투수 22회·야수 49회)다. 다른 팀 선수를 FA로 데려오면 보상금과 보상 선수 등 출혈이 크다. 그러나 그만큼 팀의 전력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FA 영입이다.

KIA 타이거즈는 올해 6년 150억원을 들여 나성범을 영입했다. KIA가 꿈꾸는 나성범의 미래는 5년 전 최형우와 맞닿아 있다. KIA는 2017년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 최형우에게 4년 100억원을 제시해 붙잡는 데 성공했다. 최형우는 직전 시즌 타율과 타점 1위에 오른 리그 최고타자였다.

KIA에 입단한 외야수 나성범. [뉴스1]

대성공이었다. 이적 첫 해 142경기에서 타율 0.342, 26홈런 102타점을 올렸다. KIA는 그해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최형우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4년 내내 3할 타율을 기록했고, 100타점도 세 번이나 넘었다. 2020년엔 역대 세 번째 고령으로 타격왕까지 차지했다.

4년간 그가 올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스탯티즈 기준)은 무려 21.51이다. 이적 후 4년간 최형우보다 많은 WAR을 기록한 FA 선수는 없다. 최형우 이후 외부 영입을 하지 않았던 KIA는 5년 만에 나성범을 영입했다.

NC에게 첫 우승을 안긴 양의지. [뉴스1]

'대형 FA=우승' 공식을 이어간 선수는 양의지다. 2018년 최하위 NC 다이노스는 그해 겨울 두산 베어스 주전포수 양의지를 125억원에 영입했다. 모기업 NC소프트 게임 이름을 따 '린의지(리니지+양의지)'란 별명도 얻었다.

NC는 곧바로 다음해 포스트시즌에 나갔고, 2020년엔 창단 첫 우승까지 안았다. 지난해엔 잔부상 때문에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타점왕에 올랐다. 지난 3년 합계는 18.43로 올해도 무난한 활약을 펼친다면 최형우를 넘어설 수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박경수(왼쪽)와 유한준. [뉴스1]

KT 위즈도 외부 영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팀이다. 2016년 데려온 유한준, 2017년 합류한 황재균은 각각 이적 외야수 WAR 랭킹 3위(12.04), 3루수 랭킹 1위(15.51)에 올랐다. 2루수 박경수(12.83)도 정근우(한화, 16.03)에 밀리긴 했지만 '효자 FA'였다. 세 선수는 지난해 KT 첫 우승에 기여했다.

FA제도 초기엔 양준혁과 박진만이 성공적인 예로 꼽힌다. 양준혁은 2002년 김응용 사장의 부름을 받아 LG 트윈스를 떠나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갔다. 2004년엔 이승엽이 떠난 1루를 지키면서 골든글러브를 받는 등 여전한 타격능력을 뽐냈다. 2005년 현대에서 재계라이벌 삼성으로 이적한 유격수 박진만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2005, 06년)에 기여했다. 4년간 WAR 총합은 각각 16.74, 12.98.

야수들에 비해 투수들의 FA 성공확률은 낮은 편이다. 아무래도 어깨와 팔꿈치 등이 손상돼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최근 FA 시장에서도 투수들은 인기가 많지 않다.

두산의 우승에 기여한 장원준

투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2015년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4년 총액 84억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장원준은 두산에서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등과 함께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며 두 번의 우승에 기여했다. 4년간 WAR은 11.78.

정우람도 역대 구원투수 최고액(4년 84억원) 계약자다운 활약을 했다. 2016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4년간 229경기(WAR 11.97)에 등판했다. 정우람은 권혁과 함께 김성근 감독의 '마리한화' 열풍 주역이 됐다. 2018시즌엔 10년 만의 가을 야구에 힘을 보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 역대 외부 영입 FA 포지션별 최고 선수

*연봉은 인센티브 포함 최대 총액
*WAR은 이적 후 4년간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합산(스탯티즈 기준). 양의지는 최근 3년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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