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짙어지는 대장동 의혹, 다가오는 대선
1. 대장동 의혹들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재판과 수사가 이어지면서 관련기록들이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우연찮게도 19일 대장동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서로 연관된 뉴스가 3건 나왔습니다.
2. 첫번째, 가장 주목되는 보도는 대장동개발의 주역이었던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입니다.
한국일보가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정영학은 대장동개발의 핵심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와의 대화를 몰래 녹취해 검찰에 제공, 수사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일부 알려졌던 내용이지만..이번에 녹취록 내용이 공식문서로 확인된 겁니다.
3. 녹취록의 주내용은 ‘50억 클럽’입니다.
김만배가 ‘50억원씩 줘야한다’는 로비대상 6명을 여러차례 언급했습니다. 곽상도(전 국민의힘 의원. 박근혜정부 민정수석) 권순일(전 대법관) 박영수(전 특검) 최재경(박근혜정부 민정수석)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김만배 소속 언론사 회장) 등.
김만배는 ‘대장동 A12블록 분양으로 남긴 420억원은 이들에게 나눠주면 남는 게 없다’고 주장합니다. 동업자인 정영학과 이익배분 밀당 과정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4. 특히 곽상도의 경우..김만배는 ‘(화천대유에 취업한) 곽상도 아들이..아버지 돈 달라고 해서 골치 아프다’고 털어놓습니다.
50억원을 주긴 주는데..어떤 방식으로 줘야 문제가 없을지 고민하는 대목입니다. 곽상도 아들은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맥락상 곽상도에게 준 돈으로 보이는데..곽상도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5. 두번째, 권순일 대법관 관련 문화일보 보도입니다.
권순일은 2020년 7월 이재명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이 무죄판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바람에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대권후보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무죄판결의 토대가 됐던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가 대법원 내부시스템에 누락돼 찾아볼 수 없다는 겁니다. 매우 이례적입니다. 판결 전후로 김만배가 권순일을 8차례 찾아가 면담했고, 50억 클럽회원으로 모셨습니다.
6. 세번째,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구속영장(18일) 내용입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김만배가 최윤길에게 ‘시의회 의장 만들어줄테니 (대장동사업을 위한) 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달라’고 제안해..실제로 그렇게 됐다는 내용입니다. 황당한 건..최윤길은 당시 새누리당 소속인데..그에게 몰표를 줘 의장으로 만들어준 건 민주당 시의원들입니다. 김만배가 대학동문인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부탁했기 때문입니다.
7. 도시개발공사가 만들어진 덕분에 대장동 땅을 헐값에 강제수용할 수 있었고, 막대한 개발이익이 가능했습니다.
정영학의 녹취록에 따르면..김만배는 정영학에게 ‘결국 최윤길이 시장(이재명)하고 협상해야돼’라며 ‘섭섭하지 않게 해놔’라고 지시합니다.
8. 이상 관련자들은 모두 ‘사실무관’이라고 주장합니다.
드러나는 사실과 정황은 대체로 한 방향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김만배가 돈과 인맥으로 온갖 비리를 주도합니다. 그 뒤에는 이재명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물론 이재명이 관련되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9. 대선은 겨우 48일 남았습니다.
김만배 재판은 지난 10일 시작됐습니다. 이재명의 핵심측근인 정진상 선대위비서실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13일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데..이번에도 깜깜이 주권행사 해야겠네요.
〈칼럼니스트〉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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