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코앞인데...中 농구팬, 흑인선수에 인종차별 야유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이 코앞인 가운데, 중국프로농구에서 뛰는 미국 출신 흑인 선수가 팬에게 인종차별적 야유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은 광둥 서던 타이거즈에서 용병으로 뛰고 있는 소니 윔스(35)가 중국의 농구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경기 도중 윔스와 상대팀 랴오닝 플라잉 레오파즈 소속 한더준이 몸싸움을 벌였고, 두 선수 모두 퇴장당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일부 관중은 광둥 서던 타이거즈의 버스 앞으로 몰려가 "니거(Nigger·깜둥이)", "중국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윔스가 나타나자 이 외침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윔스는 애써 쳐다보지 않고 가던 길을 갔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했다.
이후 윔스는 중국 SNS인 웨이보에 하트 모양의 무지개 이모티콘을 남겼다고 CNN는 전했다. 다양한 인종에 대한 존중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이 인종차별 사건은 중국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개최하기 불과 3주 앞둔 시점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앞서 윔스는 '아시아인 차별 금지'를 옹호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진원지로 중국이 지목된 이후 미국 등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증오 범죄가 잇따르자 윔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농구협회(CBA)는 진화에 나섰다. 성명을 통해 "차별적인 언행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며 "천박한 말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어 "경기장 안이든 밖이든 문명인 다운 자세로 경기를 관람해야 한다"며 "서로를 존중하고 팀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광둥 서던 타이거즈와 랴오닝 플라잉 레오파즈 양팀도 "이런 언행은 중국 프로농구리그와 팬들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비판 목소리를 냈다.
대만계 미국인 농구선수인 제러미 린은 웨이보에 "팬들이 윔스를 향해 내뱉은 말은 너무 무례했고, 해당 표현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상처와 증오를 담고 있다"는 비판 글을 남겼다.
윔스의 웨이보에는 "(해당 발언을 한 사람들을 대신해) 너무 죄송하다. 항상 당신을 응원할 것이다", "우린 항상 당신 뒤에서 함께 하겠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윔스는 2008년 미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불스 선수로 선발된 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8년 서던 타이거즈에 입단한 후 팀의 CBA 챔피언십 3년 연속 우승을 이끌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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