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최태원 만나 "현대산업개발 면허 취소해야"

백일현 2022. 1. 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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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 정책제언집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9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이제는 기업 하다 보면 사람 죽을 수도 있는 현실과 과감하게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신축 현장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현대산업개발은 면허 취소해야 한다. 대한상의에서도 이 점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면서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최 회장과 간담회를 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지난해 11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지난해 12월)도 상의를 찾은 바 있다. 최 회장은 대선 후보들이 올 때마다 기업의 의견을 모은 정책제언집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이날도 심 후보에게 제언집을 전달하며 “미래를 위한 제언을 담았다. 내용을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심상정 “산재왕국 오명 떨쳐버릴 때”


심 후보는 간담회 발언 상당 부분을 광주 붕괴 사고에 할애했다. 그는 “광주 현장에 가서 실종자 가족을 만났는데 ‘현대산업개발에 믿음이 안 간다. 공기 단축 안 했다고 말하는데 다 거짓말’이라고 하더라”며 “현대산업개발처럼 6개월 만에 참사가 또 나온 기업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해야 한다. 그게 시장의 정의를 세우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제1의 실천 과제는 안전 문제”라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산재왕국이라는 오명 떨쳐 버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기업들이 요구해온 규제완화에 대해선 “저희도 혁신을 방해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전 규제를 완화하면 사후 책임도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국회에 있다”며 “민사적 책임도 (기업이) 수용한다면. 저희는 얼마든지 규제 완화도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만나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내가 반기업적” 물음에 최 회장 즉답 피해


심 후보는 이날 “기업인들 중에서는 심상정이라는 정치인에 대해 반기업적이다, 반시장적이다 생각하시는 분 있는데. 회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라고 묻기도 했다. 최 회장이 즉답을 안 하자 “저는 일찍부터 기업을 투쟁(의 대상)으로만 봐 온 사람이 아니다. 규제나 페널티가 기업 정책의 전부라고 생각도 안 하고, 민간기업이 있어야 하고, 시민들의 수요 대응 잘하면서 이윤 창출하면서 사회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최 회장께 기대를 갖게 된 게 기후문제”라며 “SK그룹에서 온실가스 배출 줄인다고 했는데, 이런 목표를 책임 있게 제시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제 탈탄소는 기업 생존과 경쟁력 문제”라며 자신의 그린경제 공약도 언급했다.


주4일제, ESG 경영도 거론


심 후보는 자신의 공약인 주4일 근무제도 화제로 올렸다. 최 회장이 “(주4일제는) 각 회사 형편상 문제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강요하지 못하고 편차가 있다. 시범 삼아 한 달에 한 번, 두 번 정도 하는 곳이 있다”고 답하자 심 후보는 “(주4일제는) 생산성을 높이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중요하다”고 했다.

심 후보는 최 회장의 전임자인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도 언급했다. 심 후보는 “박용만 전 회장께서는 국회 오면 늘 정의당을 방문했다. 제 방에도 여러 차례 오셔서 차도 한 잔 했다. 정의당을 존중하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진솔한 태도에 감동했다”며 “ESG 경영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계셔서 많은 기업인들을 만났지만, (최 회장이) 가장 잘 통하는 그런 회장님이 아닐까 기대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ESG는 세계적인 추세다. 국제적으로 잘 이행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투자금을 빼 버린다”며 “상의 차원에서는 기업이 잘 준비해 정착하도록 트렌드에 맞춰 나가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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