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핵관' 터뜨린 정청래, 문파와 싸우는 현근택..與 '내부총질'
대선을 49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 분열의 키워드였던 ‘핵관’(핵심 관계자) 논란을 민주당에 소환했고, 현근택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인 ‘문파’(文派)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30%대 박스권 지지율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 후보 측에선 “이 시국에 내부총질을 하느냐”(선대위 관계자)는 한숨이 나온다.
정청래 “이핵관이 탈당 권유”…李 측 “술 먹고 썼나” 불쾌
지난해 10월 해인사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항의를 받는 정 의원은 18일 늦은 저녁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라는 글이 이어졌다. ‘이핵관’은 이 후보의 핵심 관계자를 뜻하는데, 누구인지 특정하진 않았다.
정 의원은 이어 “저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될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며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썼다. 그러면서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리겠다”라고 적었다.
탈당 여부에 대해선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는다”, “저는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지자들은 해당 게시글에 “당 대표하실 분이 탈당하면 안 되죠”라는 응원과 “이핵관이 누구냐”는 성토 댓글을 달았다.
정 의원의 글이 알려지자 선대위에선 강한 불쾌감이 터져 나왔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 의원이 촉발한 불교와의 갈등 때문에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수습에 애를 먹고 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정 의원보다 먼저 나서 불교계에 대리 사과를 했고, 기독교도인 김씨는 몇 달째 전국 사찰을 돌고 있다.
특히 야당을 분열로 몰았던 ‘핵관’ 표현을 쓴 데 대해 “대선 승리를 위한다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선대위 관계자)고 했다. 또 다른 이 후보 측근도 “정 의원이 선을 넘었다”며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과 가까운 선대위 소속 수도권 의원도 “정 의원이 술을 먹고 쓴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다.
불교계와 화해하기 위해 108배까지 올렸던 당 지도부 입장도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송영길 대표의 측근 의원은 “정 의원을 출당시키지는 않겠다는 방침은 변함없다”면서도 “두 달 동안 우리가 불심을 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는데, 불교계가 (정 의원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했다.
송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21일 열리는 전국승려대회에 직접 참석해 사과 메시지를 다시 낼 예정이다.
이 와중에 문파와 싸우는 대변인…文이 “감사” 표했던 인물도 저격
정 의원 논란과 별개로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최근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문파와 싸우고 있다. 현 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인)열린공감TV가 이른바 '딥 페이크'란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이용해 이 후보가 욕설을 내뱉는 (가공의)장면을 설 연휴 전 배포할 계획임을 포착했다”며 "소위 '문파'로 불리기도 하며 똥파리로 비하 받고 있는 일부 세력에 의해 자행될 것이라고 한다"고 썼다.
현 대변인은 또 친문(親文)계에서 유명한 트위터리안 ‘더레프트’(@1theleft)와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님, 문파는 이런 영부인을 원했네”라고 쓰인 포스터를 올리며 “더레프트가 제작했다”고 쓴 게 계기가 됐다. 즉시 더레프트는 트위터에 “(저와) 무관한 이미지를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반박 글을 올렸다.
더레프트는 19일엔 “윤석열 찍으면 현근택 너 때문인 줄 알아라!”라고 쓰인 이미지를 제작해 배포에 나섰다. 이 글은 14시간 만에 리트윗이 1000회를 넘었다. 2010년부터 온라인에서 활동한 더레프트는 정치권 선전 포스터 쪽에서 유명한 인사다. 2017년 대선 땐 “파란을 이어가자”라는 문구의 포스터를 만들어 널리 확산시켰고,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에 “더레프트님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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