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년 만에 유리천장 깨뜨렸다..LA 첫 여성 소방서장 탄생

김서원 2022. 1. 19. 14: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크롤리(Kristin Crowley)가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소방국(LAFD) 사상 첫 여성 소방서장으로 임명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사상 첫 여성 소방국장이 탄생했다고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이날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크리스틴 크롤리 로스앤젤레스소방국(LAFD) 행정운영부장을 차기 LAFD 국장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LA 시의회가 인준절차를 마무리하면 크롤리는 136년 역사의 LAFD를 이끄는 최초의 여성 수장이 된다.

가세티 시장은 임명식에서 “크롤리보다 LAFD를 이끌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며 “지난 경력을 통해 뛰어난 재능과 결단력 그리고 용맹을 입증했다. 그를 차기 수장으로 임명하는 역사를 만들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크롤리는 22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다. [AP=연합뉴스]


크롤리 LAFD국장 지명자는 22년 차 소방관으로 구급대원, 엔지니어, 대대장 등을 역임했다. 크롤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원으로서 LA 시민에 헌신할 것을 맹세한다”며 “신임 국장으로 확정되면 소방국을 혁신과 성장의 기회가 넘치고 희망 찬 미래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LA 전역 소방서 106개에 소속된 소방관 3400명의 인력에 대한 효율적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항시 운영 대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취임 후 준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가세티 시장이 여성을 소방국장에 임명한 배경엔 최근 LAFD에서 불거진 여직원 대상 성희롱·따돌림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LA타임스는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LAFD의 직장문화조사 결과, 여직원의 56%가 성희롱 등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미국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크리스틴 크롤리를 차기 소방서장으로 임명했다. [AP=연합뉴스]


크롤리도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LAFD 내에서 어떠한 괴롭힘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방관의 신체 건강과 정서적 행복, 안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직 전체의 다양성과 포용성, 형평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임명식에 참석한 누리 마르티네스 LA 시의회 의장은 크롤리를 두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제 해결사”라고 했다. 이어 “오늘 (역사적인) 그림이 바뀌었다”며 “도시의 수많은 소녀들을 위한 순간이자 유리천장은 부술 수 없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날”이라고 말했다.

미 누리 마르티네즈 LA 시의회 의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세번째)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랠프 테라자스 LAFD 서장(첫번째)과 크리스틴 크롤리 차기 서장이 동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2014년 첫 라틴계 소방국장으로 임명된 랠프 테라자스 LAFD 국장은 38년의 경력을 끝으로 오는 3월 26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임기 동안 화재 진압에 용이한 소프트웨어와 드론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LAFD 내 성희롱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역풍을 맞았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부 소방관과 여성인권 옹호자는 성희롱 등 소방국 여직원 대상 괴롭힘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테라자스 국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