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쓰레기가 튤립정원 퇴비 됐다..귤현동처럼 할 수 있는 일
인천시 계양구 귤현경로당 근처 작은 공원에는 가로세로 3m의 작은 텃밭이 있다.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지난 7일에는 흙만 있었지만 봄이면 수선화와 튤립이 가득 핀다. 그런데 텃밭 가운데엔 주민들이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파란색 퇴비통이 었다.
퇴비통 속에는 음식 쓰레기가 가득했다. 주변에 떨어진 낙엽도 섞였다. 가정에서 음식 쓰레기를 2주간 모아 발효시킨 뒤 통에 넣고 쌀뜨물을 주기적으로 넣어주면 음식 쓰레기는 어느새 거친 흙으로 변한다. 이 퇴비는 정원 곳곳의 흙과 섞는다. 퇴비통이나 텃밭에서 악취는 나지 않았다.
우리 집 음식, 쓰레기통 대신 동네 텃밭행
이곳은 '귤현동 분해정원'이라 부른다. 지난 5월 인근 주민 9가구가 함께 만들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던 이아롬(35)씨가 주도해 계양구청 허가를 받아 분해정원을 시작했다. 이씨는 “분해정원을 시작하면서 음식 쓰레기 배출량이 4분의 1로 줄었다. 2주에 한 번 1시간만 투자하면 돼서 간편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해정원 운동이 최근 시민 사이에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도시농업, 주말농장이 유행하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시민이 늘었기 때문이다. 제로 웨이스트 상점인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는 "생각보다 깨끗하고 악취가 없다. 지자체에서 교육·홍보를 하고 잉여 토지를 빌려주면 가정 퇴비화 방식이 전국에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 내 퇴비화를 공동주택에서 대규모로 실천하자는 주장도 있다. 대형 감량기를 아파트 단지 등에 설치해 음식쓰레기를 퇴비화하는 방법이다. 통상 용량이 100㎏인 기계에서 나온 퇴비는 근교 주말농장이나 도시농장으로 보낼 수 있다. 이현주 한국음식물감량기협회장은 "음식 쓰레기 배출량을 측정하는 종량기와 함께 설치하면 시너지가 좋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찬 괜찮아요"…감축 나선 시민들
직접 퇴비화하기 어렵더라도 가정에서 음식 쓰레기를 줄일 대안은 많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 쓰레기 감축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반찬 줄이기' 운동이다. 지난해 9~10월 배달 앱 '배달의민족'은 '먹지 않는 기본 반찬 안 받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에는 약 8500명의 소비자가 참여했다. 이 기간 최소 1만8000개 기본 반찬이 배달되지 않았다.
소비자와 사업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환경부는 배달의민족과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31일부터 '기본 반찬 안 받기' 시스템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찬 줄이기 운동을 보다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의 한 상 문화 특성상 거의 손대지 않은 채 버려지는 반찬이 많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음식 쓰레기 중 먹고 남은 음식(약 30%)보다 식당·사업장에서 유통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음식(57%)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보관만 하다가 결국 폐기되거나(9%) 하나도 먹지 않은 상태(4%)로 버려지는 음식도 상당수다.
식당에서도 반찬을 선택하는 '주문 식단제도'가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식당에서 먹고 싶은 반찬만 골라 먹는 문화가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자기 집에 김치가 많은데 굳이 김치를 받아먹을 필요가 없다. 대형 식당에선 메뉴판이 아니라 스마트기기로 반찬을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할 능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음식쓰레기 감축을 위해 새로운 시도만 있는 게 아니다. 각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환경부는 ▶식단 계획과 유통기한을 고려해서 식재료 사기 ▶소포장, 반가공 식재료 구매하기 ▶냉장고를 주기적으로 정리하기 ▶계량 기구를 사용해 정량으로 요리하기 ▶자투리 식재료는 따로 모아 보관하기 ▶속이 보이는 투명한 용기에 재료 보관하기 등을 실천 대안으로 꼽았다.
Q1 :다음중 음식 쓰레기로 버릴 수 있는 것은
Q2 :음식 쓰레기 처리에 대한 설명 중 틀린 것은
Q3 :음식 쓰레기 처리기에 대한 설명 중 틀린 것은
Q4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방식에 대한 설명 중 틀린 것은
-정답확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1761
■ 음식쓰레기 무대책 언제까지?
「 하루 음식쓰레기 2만t 비밀…4분의 1은 먹기도 전에 버려진다
1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트. 생선·정육 등 신선식품 코너에 있는 주방 한편에 200ℓ짜리 음식물 처리기가 있었다.
음식쓰레기, 12년 전 대책이 마지막…정부·지자체 관심이 없다
2만t을 넘어섰지만 대부분 음식점에선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켓서 안 팔린 음식, 프랑스선 못 버린다…해외의 음식쓰레기
음식 쓰레기는 모든 국가의 고민거리다. 하지만 줄이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음식쓰레기로 만든 퇴비·사료, 88% 안 팔려…"공짜로 퍼 준다"
동물 보호 단체가 2019년 6월 음식 쓰레기의 사료 이용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국·찌개 탓 재활용 힘든데…음식쓰레기 500㎏ 먹어치운 벌레
한국의 음식 쓰레기는 재활용이 어렵기로 유명하다.
」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장윤서 기자chang.yoonseo1@joongang.co.kr, 김도연 인턴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30 열명 중 여섯 “中 싫다”…미래세대 반중감정 치솟았다
- 죽을 용기로 미친듯이 살았다···재명이의 인생 정글북 [스트릿 대선 파이터 엔드게임] ③
- ”할복 명분 쌓으려 다 죽여“ 도쿄대 좌절 日 고2 칼부림 쇼크 [도쿄B화]
- "첫만남때 사기꾼은…" 베테랑 검사 레이더에 걸린 그들 수법
- “두 날개의 새” 원효대사의 반전…그는 원래 ‘칼의 달인’이었다 [백성호의 한줄명상]
- 노래방서 지인 성폭행…유부남 전 야구선수 징역받았다
- [단독]'30% 박스' 갇힌 李, 선대위에 "또박또박 걷는걸로 족한가"
- '여성 노출사진 택배차' 논란에…김나정 아나 "기사님 연락주세요"
- [단독] 불법사찰 논란 공수처, 결국 '이성윤 공소장' 수사 중단
- 北비핵화보다 급하다…국민70% 꼽은 '새정부 외교 과제' 1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