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바이든 취임 1주년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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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주년이 된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불과했다.
아프가니스탄 철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기롭게 외쳤지만 현지 상황을 오판해 철군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래도 인간적인 매력과 명연설로 이를 상당 부분 만회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임팩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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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주년이 된다. 그는 작년 1월 20일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하며 새 임기 시작을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하고,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도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지우겠다고 강조했다. 일방통행식 외교정책이 전통적 동맹을 약화하고 미국의 위상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난민정책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에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전 세계가 주목했다.
하지만 취임 1주년을 맞은 성적표는 초라하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불과했다. 3명 중 1명만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사회의 최대 유행어는 ‘렛츠고 브랜든(Let's go Brandon)’이었다. 한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관중이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욕을 퍼부은 것을 방송기자가 잘못 알아듣고 ‘렛츠고 브랜든’이라고 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미국 사회 최대 유행어가 임기를 불과 1년도 채우지 않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롱일 정도로 그의 인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미 민주당의 인기도 크게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공화당(47%)에 역전을 허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물가 급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0% 급등해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근원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내뱉은 말에 비해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 더 큰 문제점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 철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기롭게 외쳤지만 현지 상황을 오판해 철군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외교적으로 중국 견제를 내세웠지만 쿼드·오커스 같은 추상적인 외교 동맹만 강화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세 폭탄과 같은 직접적인 공격은 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 시절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난민을 더 많이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대통령 당선 후에도 난민 인정자 수를 전임 정권과 똑같이 유지했다.
그러니 미국의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미국의 공격에 코웃음을 친다. 실제 새해 들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바이든 행정부는 독자 제재에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까지 국제사회에 제안했지만 중국은 보기 좋게 이번 주 초 북한과의 철도 화물 운송을 재개했다.
사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고질적 모습이다. 한반도 정책에서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무관심과 전략 부재를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로 포장해 결국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증강하는 데 시간을 벌어줬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함몰돼 국익에 도움 되는 일을 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래도 인간적인 매력과 명연설로 이를 상당 부분 만회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임팩트도 없다. 아쉬운 점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런 문제점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바이든 대통령이 달라져야만 한반도 긴장 완화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이 더욱 아쉽다.
모규엽 국제부장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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