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하고 바들바들 떨던 유기견, 새 가족 만난뒤 놀라운 근황
사람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유기견이 새 가족을 만난 뒤 놀랍도록 좋아졌다는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유기견 보호소인 ‘헬프셸터(helpshelter)’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최근 보호소에 입소했던 잉글리쉬 세터 유기견(수컷, 1살 추정)의 근황을 전했다.
처음 이 유기견의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 6일. 보호소 측이 공유한 영상을 보면,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 야산에서 구조됐다는 이 유기견은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는 보호소 봉사자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었다.
보호소가 공유한 다른 영상에서도 강아지는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호소 봉사자가 유기견의 앞에 과자를 몇 개 놓은 뒤 “괜찮아, 괜찮아, 까까(과자) 먹어라. 옳지”라고 하며 달래지만, 유기견은 바들바들 떨면서 과자에 다가가지 않고 보호 공간 구석, 사람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는 공간에 머물렀다.
보호소 측은 “손을 머리로 올렸을 때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에 학대를 받은 적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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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뒤 입양 문의 급증…새 가족 만나 사람에 대한 두려움 없어져
유기견의 소식이 본지 기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뒤 보호소 측은 “입양 문의가 많아졌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보호소 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 14일 중앙일보에 보낸 메일을 통해 “가여운 유기견의 소식이 기사로 알려진 덕분에 안락사 위기에 처한 잉글리시 세터에게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일 뒤인 17일, 보호소 측은 이 유기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음을 알렸다. 보호소 측은 “아이에게 정말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셨고 평생 가족을 만났다”며 “‘리오’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견생을 시작하게 됐다. 입양자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리오는 지난 15일 새 가족에게 입양됐다.
리오의 새 주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리오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리오는 이전에 보호소 측에서 공유한 영상 속 모습과 딴판이었다. 보호소 봉사자가 준 과자를 먹지도 않고 멀찍이 떨어져서 바들바들 떨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새 주인이 공유한 영상 속 리오는 주인이 주는 과자를 맛있게 먹으면서 평온한 모습이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리오가 새 가족들과 신나게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보호소 측은 “사람과 살아본 기억을 가진 아이라서 차츰차츰 마음의 문을 열어준 것 같다”고 밝혔다. 리오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랑의 힘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이 감동이다” “새 주인께 너무 감사하다” “리오와 가족들이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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