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올림픽 쿨 러닝', 이번엔 알파인 스키
"세상의 모든 늦깎이들에게 용기 주고파"
북중미의 따뜻한 나라 자메이카가 다음 달 개막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또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킨 봅슬레이 대표팀 뿐만이 아니다. 이번엔 알파인 스키도 출전권을 따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8일 자메이카 선수로는 최초로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에 출전하는 벤저민 알렉산더(39)의 사연을 전했다.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한 알렉산더는 지난주 리히텐슈타인에서 열린 내셔널 스키 챔피언십 남자 대회전에서 1·2차 합계 2분4초47로 7위에 올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총 10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는 7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었는데, 3명이 완주에 실패하는 행운이 따라주며 알렉산더가 베이징행 자격을 획득했다. 참고로 대회 우승자 기록(1분55초14)과 견줘 알렉산더는 9초33이나 뒤진다.
알렉산더는 스키 선수 출신도 아니다. 각종 축제에서 음악으로 흥을 돋우는 DJ가 그의 본업이다. 7년 전 캐나다에서 처음 스키에 입문한 뒤 스키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7년 만에 올림픽 본선 도전의 꿈을 이뤘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쿨러닝’으로도 잘 알려진 봅슬레이 대표팀도 활짝 웃었다. 자메이카 선수단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자메이카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남자 4인승과 2인승, 여자 1인승에 출전한다. 자메이카가 겨울올림픽 봅슬레이에서 3개 종목에 출전하는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더는 “1988년 겨울올림픽 당시 자메이카 봅슬레이대표팀의 파일럿(더들리 스토크스)이 내 멘토이자 영웅”이라면서 “32살에 스키를 타기 시작한 내가 올림픽에 나간다.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고민하는 이 세상 모든 '늦깎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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