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뛰어 넘었다..크래프톤, 배그 짝퉁에 '속앓이'

최은수 2022. 1. 1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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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배그 모방 게임 '프리 파이어' 저작권 침해 소송
북미, 인도 등 '배그 모바일' 성적 뛰어넘으며 매출 순위 석권
게임사 저작권 침해 피해 고스란히.."대책 마련 시급"
싱가포르 가레나 '프리파이어' 대표 이미지.ⓒ가레나

크래프톤이 최근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싱가포르의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프리 파이어'가 글로벌 시장에 매출을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 모방 게임이 버젓이 유통되는 것을 넘어 저작권을 가진 게임의 매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게임사 저작권 침해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집계에 따르면 ‘프리 파이어’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기준으로 태국 1위, 인도 1위, 미국 5위, 스페인 8위 등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프리 파이어'는 지난 2017년 싱가포르 게임사 ‘가레나’가 출시한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이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해외 서비스명 펍지 모바일, 이하 배그 모바일)과 게임 콘텐츠 대부분이 유사해 이용자들은 이 게임을 '짝퉁 배그'라고 부르고 있다.


프리 파이어는 출시 후 동남아, 남미 지역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성장했고 최근에는 미국, 인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도 '배그 모바일' 매출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 지역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서는 프리 파이어, 배그 모바일, 프리 파이어 후속작 '프리 파이어 맥스'가 나란히 1~3위를 기록하며 경쟁하고 있다.


이에 크래프톤은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 법원에 가레나를 배틀그라운드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크래프톤은 싱가포르에서 가레나를 상대로 '배틀그라운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싱가포르 출시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미국 내 배포 등 퍼블리싱 계약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양대 앱 마켓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 역시 해당 게임을 통해 수수료 등으로 비슷한 이익을 거뒀다고 판단해 함께 고소했다. 관련 저작권을 침해하는 콘텐츠를 게재한 유튜브도 소송에 포함시키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은 '프리 파이어'가 배그 모바일의 오프닝, 게임 구조 및 플레이, 무기의 조합 및 선택 등 여러 측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비행 후 낙하, 낙하 지점에서 자동차, 총, 총알, 회복제, 방탄복 등을 얻고 전투를 하는 등의 게임 콘텐츠와 흐름이 유사하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지난해 11월 배그 모바일 후속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글로벌 출시했지만 주요 타겟 시장에서도 ‘프리 파이어‘를 제치지 못한 점이 이번 소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출시 이후 인기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매출 순위 상승은 이루지 못해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다만 업계에서는 게임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인정 받은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승소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송은 한 번 시작하면 몇년은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며"승소 여부보다는 배틀그라운드 모방 게임들에 대한 선언적인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모방 게임이 정품의 매출을 위협하는 경우 게임 이미지 뿐만 아니라 게임사 실적, 주가에 타격을 입으며 피해를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크래프톤은 신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8.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 게임의 매출 추정치를 기존 55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1조2000억원에서 8700억원으로 낮춰 전망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한국게임을 베껴 출시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에 대한 피해 규모도 제대로 집계되지 않을 뿐더러 관계부처의 강력한 대응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방 게임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글로벌 성공한 게임은 유사 게임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게임 초창기부터 저작권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특히 소송에서 피고 측에서 표절을 부정하는 등 승소도 쉽지 않아 모방 게임 문제는 게임사 입장에서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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