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풀업 기동 가능한 위력..北미사일 '검수'라 낮춘 이유
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라 불리는 KN-24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아침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전술유도탄 검수 시험사격이 있었다.
공개 사진에서 보면 모양은 KN-24였다. 조선중앙통신은 동해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과 같이 함경남도 화대군 앞의 알섬에 만든 표적지에 떨어졌다는 의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4분 간격으로 2발을 연속발사한 KN-24가 고도 약 42㎞와 최고속도 마하 5 내외로 약 380㎞를 날았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전술유도무기인 에이태큼스와 모양이 닮은 KN-24는 2개의 발사관을 가진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실린다.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를 직접 때릴 수 있는 사거리(400㎞ 안팎)를 가졌다.
KN-24는 낮은 고도를 날며, 재래식 탄두로 축구장 3∼4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전술핵도 달 수 있다.
이번에 ‘검수’라는 용어를 사용한 배경엔 KN-23이 이미 대량생산 중이라는 뜻이 있다. 군 관계자는 “연속사격능력, 정확도 향상 차원에서 한 사격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 관영매체는 “철도기동 미싸일(미사일) 련대(연대)의 검열사격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운용부대까지 적시한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전술핵이 탑재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인 KN-23과 KN-24 모두 전략군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연초 연달아 4번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미국의 제재에 항의하고 있다”며 “다만 17일 무력시위에 대해 ‘검수’라는 표현을 써가며 보도내용도 로키(low-key)로 한 것은 나름 수위조절을 하며 미국의 행동 변화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장단에 맞춰주지 않을 경우다. 올해 4월 15일은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지 110주년이 된다. 북한은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미국이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고, 5월 출범할 한국의 새 정부가 유화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김일성 생일 즈음해서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7월 결의(1675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발사체 활용 등 인공위성 발사까지 금지했다. 정대진 센터장은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목적이라고 강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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