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BABIP에 웃고 울었던 팀과 선수는 누구일까

유준상 2022. 1. 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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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극과 극이었던 롯데와 LG.. 타자-투수 BABIP서 희비 엇갈려

[유준상 기자]

몇 년 전만 해도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라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다면, 이제는 현대 야구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팀도, 선수도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일반적으로는 타자 입장에서는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운이 좋고, 반대로 투수 입장에서는 수치가 낮은 게 좋다. 타자의 경우 BABIP가 높을 때 '바빕신의 가호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물론 투구와 타격 이외에 수비적인 면이 BABIP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기도 하는 만큼 수 년간 '수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점차 늘어났다. 그렇다면, 지난 시즌에는 어느 팀과 선수가 BABIP에 웃고 울었을까.
 
 롯데의 경우 팀 타자 BABIP 부문에서는 1위, 반대로 투수 BABIP 부문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 롯데 자이언츠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롯데, 그리고 LG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0시즌에는 배정대, 조용호 등을 중심으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T 위즈가 가장 높은 팀 타자 BABIP를 나타냈고, 유일하게 2할대에 머무른 SSG 랜더스가 10위를 기록했다. 팀 투수 BABIP서는 시프트 활용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NC 다이노스(0.299)가 1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0.334)가 최하위였다.

직전 시즌과 비교했을 때 조금 변화가 있다. 2021시즌 팀 타자 BABIP 부문 1위는 롯데 자이언츠의 몫이었다. 0.323의 BABIP로, 전년도(0.309, 전체 7위)보다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이 부문 1위였던 KT 위즈(0.316)가 2위, 키움 히어로즈(0.309)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팀 투수 BABIP 부문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팀이 롯데였다는 것이다. 타자들에게 어느 정도 행운이 찾아왔던 반면 투수들은 높은 BABIP에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팀 내 투수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해도 전반적으로 운이 좋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와는 반대로 팀 타자 BABIP가 가장 낮았던 LG 트윈스(0.287)는 투수 BABIP에서 1위(0.289)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 국내 투수 할 것 없이 주축 투수들이 호투를 펼친 가운데서도 BABIP까지 LG를 도운 셈이다.

팀 타자 BABIP가 낮은 이유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팀의 주전 좌타자인 김현수(0.279), 서건창(0.286), 오지환(0.290)의 BABIP가 모두 2할대에 머무른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3할대의 BABIP를 유지하던 김현수로선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KIA 최형우는 직전 시즌보다 BABIP에서 큰 감소폭을 보이며 이래저래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 KIA 타이거즈
투수, 타자도 서로 희비가 엇갈렸다

팀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마다 BABIP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투수 쪽에서는 거인군단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0.256)이 1위에 올랐고, 최하위에 처진 선수는 공교롭게도 박세웅과 한팀에서 뛰었던 댄 스트레일리(0.328)다.

사실 스트레일리는 운도 운이지만, 굳이 BABIP가 아니더라도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K/BB(탈삼진/볼넷) 비율 등 다른 지표를 보더라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결국 롯데는 재계약 대신 이별을 택했고, 지난해가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됐다.

개인 타자 BABIP 부문 1위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홍창기(0.393)의 몫이었다. 2위 강백호와는 8리 차이로, 지난해(0.342)보다 더 높았다. 리그 내 좌타자들이 상대 시프트에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한 것과 달리 큰 어려움 없이 한 시즌을 완주했다.

BABIP가 가장 낮았던 타자는 '우승포수' 장성우(0.246)다. 전년도(0.298)나 2019년(0.320)에 비하면 확실히 낮다. 그러나 장성우보다도 눈길이 가는 선수는 그 다음으로 BABIP가 낮았던 최형우(0.253)다. 2017년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 2020년의 최형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팀의 집요한 시프트 시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좌타자 중 한 명이었다는 게 기록으로 드러났다.

BABIP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수치가 무조건 높다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나 커리어하이를 보장하지도 않고, 운이 조금 없어도 그것을 극복하는 사례도 있다. 어디까지나 참고할 수 있는 자료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여주는 BABIP가 올해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켜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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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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