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고정관념

2022. 1. 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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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에 가시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시나무에 장미가 피었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틀린 것과 다른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나와 다른 것은 모두 틀린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너무 생소하여 생각하기도 싫은 목소리가 들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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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에 가시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시나무에 장미가 피었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동양에서 새가 운다고 할 때 서양에서는 새가 노래한다고 표현했다.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너와 나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서 온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판단의 방법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참 진리 안에 사는 사람에게는 자유가 있다. 내 고정관념에 갇혀서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수 없어진 채 내가 세상의 모든 기준이 돼버린 사람은 불행하다. 틀린 것과 다른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나와 다른 것은 모두 틀린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사람은 자기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고 산다. 흔히 자식이 부모를 닮았다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부모와 자식 간에 닮은 얼굴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자기 얼굴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 목소리도 듣지 못한다. 내 귀에 들려지는 소리는 본래 내 목소리와는 다른 소리이다.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라. 너무 생소하여 생각하기도 싫은 목소리가 들려질 것이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신앙이 깊어질수록 겸손해지는 것은 말씀이 우리의 무지함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말씀 앞에서만이 우리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을 수 있다. 말씀은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 죄와 한계성을 적나라하게 일러준다. 나도 모르는데 누구를 가르칠 것인가. 나도 부족한데 누구를 판단할 것인가. 나도 죄인인데 누구를 정죄할 것인가. 나도 용서받고 사는 존재인데 누구를 마음속에 미워하며 갈등 속에 살 수 있을까. 우리도 변화되어 새 사람이 되었는데 다른 이의 변화를 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고정관념의 껍질을 벗지 못하면 내가 불행해지고 파당이 생기고 정죄할 자가 많아지고 세상을 원망하게 되고 친구가 떠나가게 되고 공동체가 어지러워진다. 그러나 말씀 안에서 자유를 얻은 마음에는 관용이 있고 용서가 있고 화합이 있고 믿음이 있고 소망이 있고 사랑이 있다.

현대인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에 웹(web)이 있다. 웹사이트(website)라는 말은 우리의 일상이 됐다.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듯, 웹사이트라는 단어도 모르면 외계인 취급을 받는다. 영어로 ‘웹’의 원래 뜻은 거미줄이다. 이 말이 현대인을 지배하는 사고 구조가 돼버렸다. 거미줄에서 거미는 어디에 있는가. 중앙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즉 현대인들은 모두 거미와 같은 존재이다. 자기가 중심이어야 하고 자기 생각만이 정의라고 하는 사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보편적인 윤리 의식이나 사회 규범이 무너지는 시대이다. 각자의 생각이 윤리이고 각자의 규범을 사회가 제약하지 말라는 주문 속에서 자신만의 성 안에서 왕 노릇 하려는 것이다.

사도 바울도 사울이었던 시절에 이렇게 살았다. 자기가 믿는 신앙과 율법주의 속에서 예수 믿는 사람을 핍박하고 스데반을 죽인 후에도 미련이 남아 다메섹으로 향했다. 그를 변화시키고 그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분은 주님이었다. 그가 변화될 줄은 그 자신도 몰랐고 주변 사람들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변화됐다. 주님의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변화돼야 할 고정관념은 무엇일까. 교회의 변화는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되고 사람의 변화는 나의 변화로 출발한다. 그리고 나의 변화는 말씀에서 온다. 새해 우리의 소원이 ‘주여, 말씀으로 나를 변화시키소서’가 됐으면 좋겠다.

문성모 강남제일교회 목사

약력=△서울대 음대 국악과, 장신대 신대원, 독일 오스나브뤼크대 박사 △서울장신대, 대전신대 총장 역임 △베아오페라예술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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