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앱' 틀고 달리는 택시 기사님 "말씀 들으면 마음 맑아져"

2022. 1. 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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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죽을 날이 가까우매 그의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 청하노니." 우연히 탄 택시에서 창세기를 낭독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

2020년 6월부터 이 앱을 이용한 그는 "매 순간 집중해 듣지는 못하지만 말씀을 가까이할 수 있어 좋다"며 "딸이 앱을 알려줘서 처음 이용하게 됐는데 성우들이 감정을 넣어 성경을 읽어주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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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째 택시 운전 김남섭씨
'드라마 바이블' 들으며 성경통독
승객들에 앱도 소개.. 보람있어
22년째 택시 운전사로 일하고 있는 김남섭 성도가 1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성경통독 앱이 재생 중인 운전석에 앉아 손을 흔들고 있다.


“이스라엘이 죽을 날이 가까우매 그의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 청하노니….” 우연히 탄 택시에서 창세기를 낭독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반가울 테고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이 생길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실제 그런 택시가 있다.

22년째 택시를 운전하는 김남섭(61·번동영광교회)씨는 운전할 때 항상 ‘드라마 바이블’(공동체 성경 읽기) 앱으로 성경을 듣는다. 김씨는 17일 “라디오를 틀면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말씀을 들으면 하나님만 생각하게 되니까 머리가 단순해지고 마음이 밝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성경통독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 바이블은 성경 전권을 성우들이 녹음한 무료 앱이다.

2020년 6월부터 이 앱을 이용한 그는 “매 순간 집중해 듣지는 못하지만 말씀을 가까이할 수 있어 좋다”며 “딸이 앱을 알려줘서 처음 이용하게 됐는데 성우들이 감정을 넣어 성경을 읽어주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바이블로 성경 66권 전체를 듣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85시간. 김씨는 “일하는 동안 항상 듣다 보니 며칠 만에 성경을 1회씩 읽는 듯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앱을 재생하면서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휴대전화 데이터요금이 많이 나오더라. 그래서 성경을 듣는 데만 쓰는 휴대전화를 생각해냈다. 기기를 하나 더 마련해 성경 낭독분 전체를 다운로드해 듣고 있다”고 했다. 그의 운전석에는 휴대전화 두 대가 있었다. 일하면서도 말씀을 가까이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혹시라도 불편해하는 승객은 없을까. 그는 “소리가 아주 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별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간혹 ‘소리를 줄여 달라’는 분이 있으면 요구대로 해 드린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크리스천 중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자기도 성경을 이렇게 들으면 좋을 것 같다며 앱을 소개해 달라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친절하게 소개한다”고 했다.

김씨는 운전석에서 가장 좋은 음원으로 성경 낭독 앱을 택했다. 하지만 매일 수십명의 승객을 태우면서 많은 사람에게 성경을 항상 가까이하는 성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성경통독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본의 아니게 성경통독 전도사가 된 것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별 뜻 없이 나 혼자 들으려고 틀었는데 승객들도 듣고, 종종 알려 달라는 분도 있으니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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