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대구시 '미래로 달린다'.. 자동차부품산업 대개조 시동

최일영 2022. 1. 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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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제조업 20% 차지.. 미래 걸려
내연기관부품에서 미래차로 전환
2027년까지 전기차 모터밸리 구축
권영진(가운데) 대구시장 등 지역 인사들이 지난 5일 대구 디지스트에서 미래차 전환 비전 선포식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가 미래차에 시동을 걸었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 구조가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등 신기술로 빠르게 대체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것이다. 대구시는 낡은 자동차부품산업 구조를 바꾸는 대개조 작업을 통해 지역에 새 성장 동력을 만들 계획이다.

미래차, 준비 늦으면 떠난다

대구의 자동차부품산업은 대구 제조업의 20%를 차지할 만큼 지역의 주력산업이다.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운명이 곧 대구의 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내연기관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구시가 미래차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다.

업계도 더 이상 예전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대구·경북 소재 자동차 관련 기업 219곳을 조사한 결과 57.1%(125곳)가 미래차 대응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전환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자금, 전문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기업이 내연기관 부품에서 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으로 생산 품목을 바꾸는 것은 기업 자체 역량으로만 추진하기에 한계가 있다. 기술개발, 사업화, 판로개척, 금융, 인력양성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대구시가 개최한 ‘미래차 전환 비전 선포식’도 미래차 전환에 지역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대구시는 중앙정부, 대학, 이전 공공기관, 지원기관, 기업 등 28개 기관·기업이 협업하는 전환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을 거점으로 미래차 전환 지원을 총괄하는 ‘미래차 전환 종합지원센터’도 발족했다.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12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기업협의체도 만들었다. 시는 2030년까지 지역기업 200곳의 미래차 전환을 지원하고 30개 강소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미래차 전환 연대협력 강화, 미래 모빌리티 부품 집중 육성, 미래 모빌리티 신 생태계 확대 등의 전략을 추진한다.

대구의 ‘모터밸리’ ‘자율주행’

대구시는 2027년까지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자해 대구국가산단 일원에 전기차 모터밸리를 구축한다.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산업 인프라 강점을 살려 지원 역량을 일원화하고 모터산업 집적화 단지를 조성해 기업 유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모터밸리를 통해 2030년 고용창출 6100명, 매출액 1조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대구시는 대구국가산단 일원에 ‘전기차 모터 혁신센터’를 구축해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혁신센터는 생태계 전환·고도화 지원,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운영, 핵심인재 양성 등을 실현하게 된다.

자율주행도 대구만의 강점으로 개발한다. 서울과 제주에 이어 최근 대구에서도 자율주행 유상운송서비스가 시작됐다. 대구시는 자율주행 유상운송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달성군 디지스트~대구과학관~유가읍 금리를 잇는 테크노폴리스 구간(약 7.2㎞)에서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율주행 유상운송은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한 구역에만 허용된다. 대구에서는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산단,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일대가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됐다. 대구시는 테크노폴리스 일대를 국내 대표 자율주행 실리콘밸리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윤상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이 보유한 창의적 자원과 역량을 모아 종합지원기구를 만들고 이 분위기를 경북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시와 경북도의 미래차 관련 정책사업들을 연계한 미래차 협력 지원사업을 추진해 미래형 모빌리티 거점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 미래 위해 반드시 미래차 시장 선점해야”

“대구시의 자동차산업 구조 변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권영진(사진) 대구시장은 17일 지역 자동차부품산업과 관련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대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미래차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대구시는 지역산업 구조 개편을 위해 일찌감치 5+1 신산업 전환 사업을 펼쳤는데 이 중에서도 미래차 부분은 대구가 처한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분야”라며 “미래차전환협의체와 종합지원센터가 구심점이 돼 미래차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이 미래차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지역의 특수성 때문이다. 대구·경북에 자동차부품기업들이 많고 이 기업들이 대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차 등 미래차로 시대가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 지역 기업들이 변화에 실패하면 대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권 시장은 자율주행 선도도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시범운행지구 유상운송 출범을 계기로 테크노폴리스 일대를 혁신기업이 성장하고 창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대한민국 대표 자율주행 실리콘밸리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이 지역의 산업과 융합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대구시의 과제”라고 진단했다.

권 시장은 지역 자동차산업 변화를 이끌 한 축으로 전기차 모터밸리를 꼽았다. 권 시장은 “탄소중립 선언으로 친환경차 부품 수요 급증이 촉발된 상황에서 전기차 모터밸리 조성은 대구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줄 것”이라며 “모터밸리가 국내외 전기차 모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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