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대구 이적' 오승훈이 꿈꾸는 전성기 "우승 그리고 대표팀"
[풋볼리스트=남해] 조효종 기자= 오승훈은 새로운 팀 대구FC에서 경력의 정점을 꿈꾼다.
대구는 지난 시즌 참가 대회마다 의미 있는 성적을 냈다. K리그1에서는 창단 이후 최고 순위인 3위에 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FA컵은 결승전에서 아깝게 패배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로 우승이 다가오자 대구는 우승을 목표로 이번 겨울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막바지 구멍 났던 양쪽 윙백 자리에 국가대표 수비수 홍철과 K리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이태희를 영입했다.
골키퍼 자리에는 풍부한 경험을 지닌 오승훈이 합류했다.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J2리그 151경기에 뛰었던 오승훈은 2015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 입단하며 K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이후 상주상무(현 김천상무), 울산현대, 제주유나이티드를 거치며 K리그 통산 153경기에 출전한 34세 베테랑 골키퍼다. 경험이 부족한 대구 골키퍼진에 큰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전지훈련지인 남해에서 만난 오승훈은 빠르게 대구의 일원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합류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새로운 팀에 대한 자랑을 술술 늘어놓았다. 특히 밥이 맛있다고 강조했다. "밖에 있을 때도 알고 있었지만 경기장이 말할 것도 없이 좋더라. 팀 분위기도 밝고, (이)근호 형, (이)용래 형도 정말 편하게 대해주신다. 전지훈련 숙소로 펜션을 이용하는 것은 처음인데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고 잠자리도 편하다. 그리고 어머님들이 해주시는 밥이 정말 맛있다. 여러 구단을 돌아다녀 봤지만 웬만한 곳과는 비교가 안 된다. 여러모로 이 팀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대구가 오승훈에게 기대하는 것만큼, 오승훈도 대구에서 뛰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번 이적을 계기로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고 싶은 열망이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우승이다. 2020시즌 제주에서 K리그2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1부 리그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 대구 입단 발표 때부터 "다른 말 필요 없이 리그 우승하러 왔다"는 포부를 거침없이 밝힐 정도로 우승을 염원하고 있다.
두 번째는 A대표팀 승선이다.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국가대표팀에 들어가는 것을 꿈꿨다. 나이가 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은퇴하는 순간까지도 가지고 있을 꿈이다. 대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지 않을까."
두 가지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주전 수문장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오승훈에게 경쟁은 낯선 일이 아니다. 여러 팀을 거치는 동안 양동원, 유상훈, 김용대, 조수혁, 이창근, 윤보상 등 주전급 골키퍼와 경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승훈은 치열했던 경쟁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다. "내가 갔던 모든 팀들의 골키퍼들을 돌이켜보면 커리어도 좋고,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실력이 많이 늘었다. 좋은 선수들을 보고 배우는 점도 많았다. 스트레스를 받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대구에서는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최영은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대구 골키퍼진이 좋다. 여러 평가가 있지만 영은이는 충분히 자기 역할을 잘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이 말해준다. 그래서 부담도 있지만 기대도 된다."
적응 단계인 지금은 살가운 후배 최영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영은이는 정말 천사 같다. 대구에 오기 전까지는 친분이 없었다. 경기장에서 마주쳤던 것이 전부였다. 새로 온 선배에게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항상 커피 한잔 먹으러 가자고 이야기한다. 편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 정말 고맙다."
주위의 도움 덕분에 전성기를 향한 도전은 시작이 좋다. "그동안 운동을 거의 못해 시간이 걸렸는데, 곧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것 같다. 이용발 코치님과 운동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몸도 좋아져 진짜 전성기가 올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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