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기아, 젠지전서 확인한 명과 암 [LCK]

문대찬 입력 2022. 1. 17. 17:38 수정 2022. 1.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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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게이밍 기아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올 시즌 담원 게이밍 기아의 명(明)과 암(暗)을 분명히 확인한 경기였다.

담원 기아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젠지 e스포츠와 시즌 첫 맞대결을 치렀다.

시작 전부터 팬들의 큰 기대를 받은 경기였다. 지난해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석권한 디펜딩 챔피언 담원 기아와, 대형 영입을 통해 ‘슈퍼팀’으로 거듭난 젠지의 맞대결에 이목이 쏠렸다. ‘e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관심을 방증하듯 63만7516명의 시청자가 두 팀의 경기를 시청했다. 올 시즌 최고 수치다.

결과는 담원 기아의 석패. 2, 3세트를 내리 내주며 신흥 강자에게 무릎을 꿇었다. 

비록 중요한 맞대결에서 패했지만, 담원 기아의 올 시즌 전망은 이번에도 밝다는 시각이 나온다. ‘슈퍼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등 리그 우승을 다툴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평가다. 

담원 기아는 올 시즌 로스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베테랑 ‘칸’ 김동하가 은퇴를 선언했다. 팀을 든든하게 지원한 ‘고스트’ 장용준, ‘베릴’ 조건희 듀오도 타 팀으로 이적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인 ‘캐니언’ 김건부, ‘쇼메이커’ 허수를 잔류시키고,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바텀 듀오인 ‘덕담’ 서대길, ‘켈린’ 김형규를 영입했으나 관계자들의 시선은 냉담했다. 시즌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단 한 팀도 담원 기아를 유력 우승팀으로 꼽지 않았다. 대부분의 팀에게 우승 후보로 지목 받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가가 확 달라진 것이다. 

담원 기아의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라이엇 게임즈

하지만 이날 젠지와의 경기에서 담원 기아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특유의 치밀한 교전 설계, 난전에서의 위력 등은 여전했고, 김건부와 허수는 명성대로 매경기 슈퍼 플레이를 펼치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적생 서대길과 김형규는 담원 기아라는 이름에 걸맞은 선수라는 걸 증명했다. 특히 서대길은 ‘사미라’, ‘징크스’를 플레이해 교전 때마다 허수와 쌍두마차로 활약하며 전임자의 그림자를 완벽히 지워냈다. 캐리력은 그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그늘도 분명하다. 우려대로 탑 포지션의 기량 문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시즌 첫 경기인 13일 KT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호야’ 윤용호는 젠지전에선 좀처럼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1세트는 맞라이너 ‘도란’ 최현준에게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크게 밀렸고, ‘아칼리’를 플레이 한 2세트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라가스를 플레이 한 3세트에도 팀의 템포에 발맞추지 못하는 인상이었다.

게임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윤용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1세트 자신의 부진에도 팀이 승리하자 “이렇게 해도 이겼네”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책하는 그를 동료들이 격려하는 모습이 방송에 담기기도 했다. 

담원 기아는 앞선 이적 시장에서 김동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였다. 그러나 접촉했던 선수들과 계약이 결과적으로 전부 불발되면서, 계획을 급히 선회했다. 결국 프레딧 브리온의 주전 탑 라이너였던 윤용호와 젠지의 후보 탑 라이너였던 ‘버돌’ 노태윤을 영입하며 시즌에 돌입했다. 

담원 기아의 탑 라이너 '호야' 윤용호.   라이엇 게임즈

다만 두 선수가 지난 시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던 터라 팬들의 우려가 컸다. 양대인 감독을 비롯한 담원 기아 측도 시즌 초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양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팀에 멤버 변화가 3명 있다”며 “내가 지향하는 롤을 배우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 기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돌, 호야 선수의 장점이 극명하게 다르다. 그들의 장점이 팀에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며 “버돌은 라인전 단계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게임 이해도와 흡수력이 엄청 높았다. 호야는 반대로 거리 조절을 많이 잘하는데 나머지 부분을 장점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두 선수 모두 경쟁보다 같이 학습하는 단계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원 기아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전력이 상향평준화 된 리그 상황에서, 최정상에 서려면 모든 포지션에서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리그 우승, 더 나아가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왕좌 탈환을 위해선 탑 라이너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양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다행히 양 감독은 선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롤도사’다. 지난해 T1 감독 재임 당시 탑 라이너 ‘칸나’ 김창동(현 농심)을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전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윤용호와 노태윤의 깜짝 변신도 기대해 볼 법 하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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