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승인받더니 코인 무더기 상장..투자자 피해 우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코인 14개를 상장시켰다. 지난해 6~7월에는 코인 24개를 상장폐지했는데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이후 코인 수를 늘리고 있다. 업비트뿐 아니다. 업비트와 함께 4대 거래소로 불리는 빗썸, 코인원, 코빗도 지난해 하반기 사업 승인 후 각각 5개, 6개, 6개씩 신규 코인을 상장했다.
국내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에 비해 코인 숫자가 많다. 일례로 1월 13일 기준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코인은 167개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144개)보다 23개 많다. 주식은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하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암호화폐는 상장 기준이 불분명하고 각 거래소마다 다르다. 거래소들이 투자자를 유치하고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코인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부실 코인이 시장에 등장하고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4대 거래소에서 허위공시 등의 문제가 발견돼 상장폐지된 코인은 2018년 11개에서 2020년 97개로 급증했다. 최근 게임 기업 위메이드가 만든 코인 위믹스 역시 상장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위믹스는 빗썸을 비롯한 4대 거래소에 상장됐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7월 비덴트 2대 주주가 되며 빗썸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최대 주주다. 빗썸은 내부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비트에 상장할 때에는 거래 개시 일정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출된 상장 정보를 투자자가 입수해 이를 거래에 악용하면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3호 (2022.01.19~2022.01.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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