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강등 경험' 이정협, "나 때문에 또 강등 당하나 걱정했다"

[풋볼리스트=부산] 윤효용 기자= 강원FC 공격수 이정협이 지난 시즌 팀의 강등 위기에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부산아이파크 시절 강등 경험으로 인해 더욱 부담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17일 부산 송정에 위치한 송정호텔에서 2022 K리그 동계 전지훈련 2차 미디어 캠프가 진행됐다. 17일에는 강원FC, 김천상무(이상 17일)가, 18일에는 충남아산, 부산아이파크, 부천FC1995(이상 18일)가 차례대로 기자회견을 갖는다.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갖는 강원FC에서는 최용수 감독과 이정협, 서민우가 참석했다. 이정협은 "작년에 워낙 성적이 안좋아서 많은 팬들도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두 번 다시 그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동계 훈련부터 감독님, 코칭스태프들과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새 시즌 준비 소감을 전했다.

강원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끝에 대전하나시티즌을 2차전에서 극적으로 제압하고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이정협도 시즌 도중 강원에 합류했지만 득점에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시즌을 보냈다. 이에 대해서는 "작년에 경남으로 이적하게 됐는데, 동계부터 자그만한 부상을 달고 시즌을 시작해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다. 중간에 강원으로 이적했다. 강원에서도 많은 도움은 못 되서 플레이오프까지 가게 됐다. 죄송하게 생각하고 올 동계부터는 부상없이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은 지난해 11월 최용수 감독을 선임한 뒤 잔류에 성공했다. K리그에서는 줄곧 FC서울을 맡아왔던 최 감독의 강원행은 선수들에게도 신선했다. 이정협은 최 감독의 첫 인상에 대해 "처음에 아우라가 있으셨다. 다가가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장난도 쳐주시고 먼저 다가와주셔서 말도 걸어주셨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무서운) 분은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같은 스트라이커 출신인 최 감독의 지도에 대해서는 "훈련할 때 감독님께서 따로 주문하시는 거보다 대충대충하는 거보다 훈련 때 골넣는 습관을 들이면 경기장 안에서도 나올 거라고 말해주신다. 훈련 때부터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팀을 옮기면서 2부 리그를 벗어나 1부 리그로 온 이정협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거 같다는 질문에는 "2부 리그라고 해서 대표팀에 안 뽑혔던 거도 아니고, 어디서 뛰는 지는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2부든 1부든 내가 하기 나름이다. 훈련장에서 경기장에서 열심히 한다면 좋은 모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협은 부산 시절 강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래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더 마음고생을 했다. 그는 "부산에 있으면서 강등을 당한 적이 있었다. 강원에서도 강등을 당하면 '나 때문인가' 생각을 많이 했다. 마음이 마음 쓰였다. 괜히 내가 이팀에 왔나 생각했다. 그래도 2차전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하는 것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 선수로서, 가족들까지 피말리게 하는 그런 상황은 다신 겪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끝으로 올 시즌 각오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 골을 넣고 싶은 거 보다는 팀이 잘돼야 한다. 팀에 앞서 빛날 생각도 없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어야 한다. 골을 넣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