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도 현장와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광주 아파트 실종자 가족 울분
5명의 실종자와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이 “응당한 처벌부터 받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피해자가족협의회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물러날 것이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 안모씨는“사과 따위는 관심없다”면서 “물러나는 것은 자유지만, 실질적 책임을 져야 하고 지금 물러나는 것은 가식이자 면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회장은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고현장에서 정 회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피해자 가족들은 “정 회장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대형 로펌을 선임한 것도 모자라 사고 현장에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현대산업개발은 가족들이 울분을 토해야 억지 사과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정부기관과 힘을 합쳐 안전관리를 하면서 구조작업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히 실종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구조작업에서 손을 떼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 대표 안씨는 “현대산업개발이 구조작업을 하는 것은 살인자에게 피해자 치료를 맡기는 꼴”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전문가 TF를 구성해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한 베이스 캠프 구축에만 일주일이 걸렸고 우리가 소리치고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수립하지 않는다”며 “오죽하면 가족들이 구조 아이디어를 찾아서 제공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지난 11일 붕괴사고 발생 직후부터 생업을 뒤로 한 채 구조현장에서 실종자 발견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안씨는 “가족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한 장기화된 구조로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면서 “현대산업개발이 먼저 나서서 생계대책을 마련해야지 피해자 가족들이 먼저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촉구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정몽규 회장이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나온 광주 학동 주택재개발사업 붕괴사고 직후 광주를 찾아 사과했던 것과 달리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한 점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안씨는“학동 참사 때 그렇게 고개를 숙였으면 사고현장에 와서 사과를 해야 할 것 아니냐”면서 “그만큼 사고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실종자 1명이 수습된 지하 1층에서 추가 실종자가 나올 확률은 거의 없는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도 “(구조대원들이) 무리한 구조작업으로 또 희생되긴 원치 않는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양수민 기자=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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