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방산..한국형 패트리엇 '천궁', 사상 최고액 수출
한국 방위산업(K-방산)의 수출이 순항 중이다. 역대 최고 수출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가 한국의 천궁-Ⅱ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UAE의 방산업체인 TTI는 국내 방산업체인 LIG넥스원ㆍ한화시스템ㆍ한화디펜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 1741억원)다. 단일 국산 무기 계약으론 최대 규모라고 방사청 관계자는 전했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하고, LIG넥스원이 생산한 천궁-Ⅱ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핵심이다. 5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 201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11월 군에 인도됐다.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발사대 하나당 8발의 요격 미사일을 실을 수 있다.
요격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명중률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해 7월과 8월 ADD 안흥시험장에서 각각 탄도미사일과 항공기에 대한 요격 시험을 한 결과 표적에 모두 명중했다고 밝혔다.
천궁-Ⅱ와 같은 굵직굵직한 계약을 따낸 K-방산의 지난해 수출액은 70억 달러(약 8조 3496억원)을 넘어섰다. 당초 예상인 50억 달러를 웃도는 수출이다.
이 추세라면 5년 안에 100억 달러(약 12조원)도 돌파할 전망이다. 주요 수출 시장을 중동에서 유럽ㆍ호주로 넓히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게 방산업계의 분석이다.
한화디펜스의 보병전투차량(IFV)인 AS-21 레드백은 호주 육군의 LAND 400 사업을 놓고 독일 라인메탈 디펜스의 링스 KF41과 경쟁하고 있다. 180억~270억 호주달러(약 16조~24조원) 규모인 이 사업의 승자는 올 상반기 가려진다.
현대 로템의 K2 전차는 노르웨이에서 성능 테스트를 받고 있다. 경쟁자는 역시 독일 KMW의 레오파르트2A7 전차다. 독일은 서방권에서 장갑차량의 명가로 꼽히는 나라다. 폴란드도 차기 전차로 K2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630여 대를 판 한화디펜스의 자주포 K9은 영국 수출이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12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방산전시회인 EDEX 2021에 전시되면서 이집트 측과 수출 협상을 벌였다.
천궁-Ⅱ 수출의 물꼬를 튼 LIG넥스원은 추가 계약을 바라고 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두바이 현지 브리핑에서 ‘UAE 외에 다른 나라와 천궁-Ⅱ 수출계약을 협의 중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고등 훈련기인 T-50은 UAE에서 새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09년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의 M346에 고배를 마셨지만, 2022년 1월 현재 UAE로 인도된 M346은 1대도 없기 때문이다. KAI로선 13년 만에 설욕전을 벌일 기회인 셈이다.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방산 수출의 호조는 국산 무기가 선진국보다 값이 싸고 성능도 괜찮기 때문”이라며 “한국 방산업체가 기술 이전도 잘 해주고, 사후지원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방산 수출액 100억 정도면 세계 5위권이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무기는 가장 정치적인 수출품이기 때문이다. 미국ㆍ러시아ㆍ프랑스와 같은 강대국이 세계 1, 2, 3위의 방산수출 국가로 자리잡은 배경엔 무기 수입국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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