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물품 싣고 北열차 오늘 돌아간다" 2년 만에 열리는 국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국경을 닫았던 북한이 17일 화물열차를 이용해 중국에서 물품을 들여 갈 예정이라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이를 위해 북한은 16일 오전 기관차와 화물열차를 북ㆍ중 국경지역인 중국 단둥으로 보냈다. 정부 소식통은 “16일 오전 9시쯤 신의주를 출발한 북한 열차가 (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했다”며 “북한과 중국은 17일부터 열차를 운행하기로 지난해 말 합의했는데, 화물 적재를 마치고 17일 공식 운행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의약품 등 긴급 필요 물품을 구입해 단둥지역에서 보관해 왔고, 이를 열차로 수송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열차가 국경을 넘어 운행에 들어간 건 2020년 1월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통제한 지 2년여 만이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간간이 선박을 이용해 외부에서 물품을 수급하긴 했지만 국경을 열고 공식 운행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초 열차 운행을 위한 시범 운행을 각각 실시했다. 하지만 당시 양측 모두 압록강 철교 위까지만 운행한 뒤 돌아가는 등 국경을 넘지는 않았다.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기관사들의 격리를 위한 격리 숙소를 단둥과 신의주에 마련하고, 운행 열차도 밀폐된 일반 화물열차가 아닌 지붕이 뚫린 화차를 보냈다.
북한은 또 지난해 초부터 중국에서 물품을 들여가기 위해 신의주 인근의 의주공항(공군기지) 활주로에 방역 설비를 갖추는 공사를 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지역에 대형 적재장을 만들어 일정기간 보관한 뒤 내륙으로 이송하겠다는 의도다.
정부 당국은 북한의 역차 운행이 국경개방의 신호탄이 될 지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연이어 통제위주의 방역 대책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혀서다. 정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북한이 열차 운행에 나선 건 내부 경제 상황의 악화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셀프 봉쇄를 한 지 2년이 지나면서 자력갱생으로 돌파하겠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내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력갱생에 한계가 있고, 중국의 지원이나 원자재 수입이 절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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