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두고 온 버스 30대가 왜..위성에 딱 찍힌 '수상한 장면' [하늘에서 본 북한] ②
금강산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현대아산이 현지에서 운영하던 중형 버스 수 십대를 북한이 임의로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구글 어스가 제공하는 인공위성을 분석한 결과다.
현대아산은 2008년 7월 8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하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현지에서 사용하던 차량 일부를 금강산에 두고 철수했다. 2010년 4월 8일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관광객 수송용 현대‘에어로 타운’버스 42대와 트럭 등이 관광지구내 연유공급소(주유소) 옆 광장에 주차돼 있다. 이로부터 1년 뒤인 2011년 3월 23일 사진에는 기존에 ‘V자’ 형태로 주차돼 있던 차량이 2열로 자리가 바뀌었고, 버스 12대가 없어졌다.
같은해 10월31일 촬영한 사진에는 버스 30대는 물론 주변에 있던 트럭 등 모든 차량이 사라졌다. 그동안 북한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동용으로 차량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2018년 10월 평양을 방문했던 인사들에게 평양의 인민문화궁전 주차장에 ‘금강산 관광’이란 글씨가 적힌 버스가 목격되기도 했다. 2018년 11월엔 북한 주민들이 탑승해 이동하는 모습이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를 위해 현지를 찾은 관계자들에게 포착됐다. 북한이 임의로 현대 아산 자산인 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본지가 인공위성을 분석한 결과 사라진 금강산 관광 버스가 금강산 지역에 있는 북한 관공서로 추정되는 건물 앞 대형 주차장에 무더기로 주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주차돼 있던 지점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2.9㎞ 떨어진 곳이다. 이 건물 인근에는 온정각 등 남측의 시설들이 있지만 남측 관광객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통제구역이고, 북한 주민들의 민가도 있다.
특히 시차를 두고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마다 버스의 주차 위치가 바뀌어 있어 북한이 수시로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현대 아산 측은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대비해 현지에 상당한 숫자의 버스를 두고 철수한 것으로 안다”며 “금강산 관광 중단이 오랜기간 지속되자 북한이 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포경수로 대형 타워크레인도 사라졌다
한편, 함경남도 신포시 금호지구에 건설중이던 경수로 건설현장의 대형 타워 크레인 1대도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5월21일 해당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찍혔던 대형 타워 크레인이 2020년 10월 26일 촬영 사진에선 사라진 것이다.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 조건으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겠다는 합의에 따라 1997년 8월 현지에서 착공식을 하고 2006년 1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면서 공사가 완전히 중단되고 재개 가능성이 없어지자 북한이 대형 크레인을 분해해 어디론가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크레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단, 북한이 최근 평양 등지에서 고층 아파트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국내 공사장에 크레인을 투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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