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조국의 적은 민주당..나와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 되고, 대통령 후보가 될 줄 꿈에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것이다. 보수가 키워줬겠느냐"고 말했다.
16일 MBC '스트레이트'는 김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명수씨의 전화 통화내용 이른바 '7시간 통화'를 방송에서 다뤘다. 이날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 사이에 50여 차례 통화한 내용 중 일부다.
앞서 국민의힘은 MBC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는 ▶김씨 관련 수사 ▶김씨의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상 대화 ▶언론에 대한 불만 등을 제외한 부분은 방송을 허용했다.
"여권서 존재감 높이려 조국 사건 띄워"
MBC가 방송한 김씨와 이씨 간 통화에서, 김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등에 대해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내 권력다툼이 윤 후보의 존재감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 검찰을 너무 많이 공격해서 이렇게 싸움이 된 것"이라며 "빨리 끝내야 된다는데 유튜브·유시민 이런 데서 계속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사건을) 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보수가 키워줬겠느냐. 보수는 자기네가 해먹고 싶을 것"이라며 "정치라고 하는 건 항상 자기 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건 보수다. 진보가 아니다"라며 "바보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 보수 내에서 탄핵시킨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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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
MBC는 이른바 '미투'에 대한 김씨의 통화 내용도 방송했다. 김씨는 통화 중 이씨에게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터뜨리면서 잡자고 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하다"며 "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라고 했다.
또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다.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은 없고, 바람은 피워야 되고, 다 이해한다"며 "보수는 돈 주고 한다. 다중에 화 당한다. 지금은 괜찮은데 사람이 내가 내 인생 언제 잘 나갈지 모른다. 그때 다 화를 당한다. 여자들이 무섭다"고 지적했다.
"나이트클럽 싫어해, 목격담? 계속 오류 날 것"
김씨는 이른바 '쥴리 의혹'에 대해 시종일관 부인했다. MBC가 방송한 김씨와 이씨 간 통화에서, 김씨는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시끄럽고 그런데 싫어한다.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유흥업소) 그런 게 나는 안 맞는다. 나는 하루종일 클래식만 틀어놓고 있다"고 했다.
한 인터넷매체가 보도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의 목격담에 대해서도 김씨는 "(안씨가) 계속 인터뷰하면 좋다"며 "나는 쥴리한적이 없다. (안씨가) 말하는 게 계속 오류가 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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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가 아쉬워 유부남과 동거하느냐"
또 '유부남 검사 동거설'에 대해서도 MBC가 방송한 김씨와 이씨 간 통화에서, 김씨는 "내가 뭐가 아쉬워서 부인 있는 유부남과 동거를 하겠느냐"며 "어떤 엄마가 유부남에게 자기 딸을 파느냐. 내가 어디 가서 왔다 갔다 굴러다니는 애도 아니고, 어느 부모가 자기 딸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벌 받는다"며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 자기 딸을 팔겠느냐. (나는) 손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하는 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더 혐오스럽다"고 했다.
함께 여행 간 사진을 입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오히려 사진을 내놓으면 더 좋다. (함께 간 검사) 사모님이 애들 학교 때문에 못 와서 어쩔 수 없이 셋이 간 것"이라며 "상관없다. 패키지여행으로 놀러 간 거라 사람들이랑 같이 찍은 것"이라고 했다.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도와달라"
MBC가 방송한 김씨와 이씨 간 통화에서, 김씨는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나 좀 도와달라"며 "언젠간 제 편 되리라 믿는다. 솔직히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내 마음 같아서는 진짜"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우리가 되면 명수씨는 좋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것 같으냐"며 '누나한테 가면 나 얼마 주느냐'는 이씨의 말에 "의논해봐야 한다. 이씨가 하는 만큼 주겠다"며 "잘하면 1억원도 줄수 있다"고 했다.
"성 착취 여권·진보인사 부적절 발언 송구"
한편 김씨 측은 MBC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김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캠프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명수씨에게 캠프 자리를 알아봐 주겠다는 말은 이씨가 먼저 지금 일을 그만둔다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얘기"라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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