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만 보면 웃던 아버지" 그리움에 목 메는 실종자 가족들
“무뚝뚝해도 손주만 보면 웃으시던 아버지인데…”
16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앞. 실종자 가족 A씨는 차마 사고현장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털어놨다.
“현산, 실종자 가족에 관심 없다”
지난 11일 오후 3시 47분쯤 이곳 39층 규모 아파트에서 23층부터 38층까지 붕괴되는 사고로 5명이 실종됐고 1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A씨의 아버지는 아직 건물 안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아버지는 일터와 집만 오가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다”면서 “손주만 보면 웃으셔서 아버지가 오기만을 기다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의 가족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A씨는“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신다”면서 “억지로 먹어도 소화를 못 하고 울면서 고통을 호소하시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못 먹고 기다릴 텐데…”
A씨 가족은 “현대산업개발은 가족들이 고통받으면서 실종자를 찾기만을 바라는 데도 관심이 없다”면서 “(아버지가) 아무것도 못 먹고 무거운 잔해물에 깔려있을 텐데 기다리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가 희생되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A씨는“최대한 빨리 찾는 게 중요하지만, 소방대원들이 다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 “다만 현대산업개발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부실공사가 아니라고만 말하지 말고 수색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실종자 가족 대표 안모씨도“저희 때문에 생업도 못 하시는 주변 상가 주민들께도 죄송하고, 피해자들끼리 죄송하다고만 하고 있다”면서“소방서에도 최대한 부담을 안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심경을 전했다.
수색 엿새째 추가 실종자 발견 없어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은 이날 수색 엿새째를 맞았다.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실종자 1명이 숨진 채 수습된 이후 추가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재 건물 내부는 38층부터 쏟아져 내린 구조물로 인해 소방대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다. 외부 수색은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140여m 규모 타워 크레인의 추가 붕괴 위험성 때문에 구조대원 투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광주광역시=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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