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석상서 사라진 정몽규 회장, 거취 고민하나.. 현산 최대 위기

이택현 2022. 1. 16. 17: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킨 지 닷새가 넘었지만,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전례와 대조적이다.

현산 측은 정 회장이 곧 거취를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도, 그가 추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광주 최대 재건축단지인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이 HDC현산과의 계약 해지를 원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16일 오전 붕괴 현장인 화정아이파크 201동.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킨 지 닷새가 넘었지만,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전례와 대조적이다. 정 회장이 곧 사퇴한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정체성 확장을 눈앞에 뒀던 HDC그룹은 잇단 악재로 미래사업은커녕 기업 뿌리마저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곧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잇따른 대형 붕괴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산 측은 선을 그었다. 현산 관계자는 16일 “(동반 퇴진설 등은) 들은 바 없고, 사실이 아니다. (정 회장이) 함께 사고를 수습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1일 이후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유병규 현산 대표이사가 사고 다음 날 현장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했을 뿐이다. 이런 행보가 ’사퇴설’을 키웠다. 현산 측은 정 회장이 곧 거취를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도, 그가 추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학동 사고 때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던 것과는 비교되는 장면이다.

정 회장은 1999년 회장에 취임해 23년간 HDC그룹을 이끌었다. 정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뗄지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는 건 이번 사건이 그만큼 대형 악재이기 때문이다. HDC그룹은 주택사업 비중이 큰 편이다. 이번 사고는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갔지만, 잇단 사고로 여론은 크게 악화했다. 현산이 보유한 주택브랜드 ‘아이파크’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훼손됐다.

광주광역시는 아예 공공사업에서 현산을 배제하는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공사업에서 일정 기간 현산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사고 규모에 따라 1년간 영업정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더 매서운 건 현장의 여론이다. 광주 최대 재건축단지인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이 HDC현산과의 계약 해지를 원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도 아파트 이름에서 아이파크를 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산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참여한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는 현산을 향해 ‘보증금을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현산은 2020년 이후 여러 시련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은 실현되지 못하고 좌초했다. 지난해에 코로나19 사태로 대형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국내 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현산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주택사업을 확장하려는 시기에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키면서 궁지에 몰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