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실언 없이 PK행 마침표.. 김건희 '7시간 통화'는 침묵
부산항서 '신해양 강국' 비전 발표.. 순직 선원 위령탑 참배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박 2일간의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일정을 마무리했다. 주요 메시지는 ‘문재인 정권 심판’이었다. 최대 문제점으로 꼽히던 실언은 없었다.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며 논란을 피해갔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14일) 경남 창원 국립 3·15민주묘지 참배로 PK 일정을 시작했다. 반독재 민주화투쟁 정신 계승 및 정권교체 의지를 다짐하기 위한 취지다. 이어 마산합포구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며 55년간 무료 예식 봉사를 해온 백낙삼·최필순 부부를 만나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부부는 1만4200쌍을 성혼시켰다.
이후 봉암공단 기업협의회 간담회, 경남 선대위 행사 등에 참여한 뒤 부산 서면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퇴근길 인사를 했다. 특히 경남 선대위 행사에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항공우주청 설립·진해신항 조기 착공 등 지역 맞춤형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PK지역 2일차 일정 역시 순직선원위령탑 참배로 시작됐다. 윤 후보는 15일 부산 영도구 순직선원위령탑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해양입국의 꿈을 안고 순직한 선원들의 넋을 기렸다. 방명록에는 “해양 개척의 영웅, 선원들의 희생과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해상선원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해상선원노조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이렇게 위령탑에 순직선원들을 참배하고 찾아보니 마음의 짐을 던 것 같은 느낌”이라며 “새 정부를 맡으면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동구 부산항 여객터미널에서 ‘신(新) 해양 강국’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한반도를 둘러싼 드넓은 바다는 말 그대로 미래의 블루오션”이라며 “4차 산업혁명과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21세기 신 해양 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수산업 육성 △유통 이력 추적제 정착 △안전 수산물 인증 체계 마련 △전국 위판장 방사능 전수조사 △수산물 가공 기업 검사장비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후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윤 후보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 비판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이 나라를 이끈다는 사람은 부패와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 정책의 잘못된 방향 설정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향한 포부를 밝혔다.
부산 표심을 공략할 ‘화끈한 공약’도 내걸었다. 윤 후보는 “부산을 세계 최고 해양도시·첨단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라며 “부·울·경 GTX 건설로 30분 생활권 시대를 갖게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키겠다”며 공항 주변의 복합도시 조성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외에도 △가덕도 신공항 예타 면제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 추진 △KGB 한국 산업은행 무상 이전 등을 약속했다.
부산 선대위 결의대회를 마친 윤 후보는 동해선 광역전철을 이용해 시민과 소통하며 울산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울산 동구 전하체육센터에서 열리는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대선 승리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견제하는 발언이 나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과 대장동 게이트를 직격했다. 이어 “이런 대선 후보를 만든 민주당이다. 지금 당장 후보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윤 후보와 국민의힘 지지도가 계속 오르고 있다. 원칙을 지킨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윤 후보 역시 울산 지역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칭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울산 의료원을 조속히 추진하겠다. 유니스트 의과학원 설립으로 세계적 수준의 의료복합타운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울산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 제조업이 침체된 상황을 고려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며 말을 아꼈다. 그는 울산 결의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판결문도 보지 못했다”며 “일정이 바쁘다보니 그걸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건희씨와 서울의 소리 기자 사이의 통화 내용을 MBC방송이 보도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은 이와 관련해 김씨가 채권자로서 수사중인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는 보도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사를 방문해 항의 시위한 것에 대해서는 ‘언론탄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일반론으로 말씀드리면 언론탄압은 힘 있는 집권여당이 하는 것이다. 야당이 언론을 탄압한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울산=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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