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회의 중 게임·막말..바람 잘날없는 대구 달서구의회

김정석 2022. 1.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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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대구 달서구의회에서 제284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달서구의회

음주운전 뺑소니,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공여, 여성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 회의 중 휴대전화 게임, 막말 논란에 따른 쌍방 고소, 공무원에 대한 갑질 논란….

의원이 20여 명인 한 기초의회에서 지난 3년여간 일어난 일들이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직을 그만둔 의원도 둘이나 있다. 바로 대구 달서구의회 이야기다.

최근에도 한 의원이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제2형사단독 김정우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귀화 구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징역 5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구의원은 지역 한 마을기업 소유 차량을 수 년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당 기간 승용차들을 대여 받았다”며 “이 승용차들은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마을기업이 그 사업을 위해 받은 국고보조금으로 취득한 재산이므로 마땅히 그 사업을 위해 사용돼야 함에도 피고인의 개인 정치활동을 위해 사용됐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김 구의원이 물의를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구의원은 2020년 4·15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 후보자를 위해 선거사무소 관계자에게 업무추진비로 음식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당시 1심 법원은 김 구의원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대구 달서구의회 전경. 사진 달서구의회


달서구의회는 민선 7기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다. 소속 의원들이 갖가지 논란과 물의를 일으켜서다.

대표적으로 박재형 전 구의원(국민의힘)은 지난해 2월 22일 오후 혈중알코올농도 0.148% 만취 상태로 사고를 낸 뒤 도주하고 지인에게 “네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하라”며 거짓 진술을 하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구의원은 불구속 기소가 되자 구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또 김화덕 구의원(국민의힘)은 2020년 제8대 달서구의회 전반기 의장선거에서 동료의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100만 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김 의원은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 구의원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았지만 일반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의원직을 유지했다.

김귀화 구의원처럼 2020년 4·15 총선 기간에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후보자 선거사무소 관계자에게 업무추진비로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던 김정윤 전 구의원(민주당)은 1심에서 벌금 100만 원이 나오자 스스로 구의원직을 반납했다. 이신자 구의원(민주당)도 같은 혐의로 2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인호 구의원(무소속)은 2020년 구의회에 출입하는 여기자에게 “여성 신체 부위를 보면 신수가 보인다”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해 동료 여성의원들로부터 고발당했다. 김 구의원이 소속돼 있었던 국민의힘은 그를 제명했고, 구의회는 김 구의원을 제명 처분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구의회 정례회 본회의 중 휴대전화로 게임을 해 물의를 일으킨 구의원도 있었다. 홍복조 구의원(민주당)은 지난해 7월 정례회 도중 휴대전화 게임을 해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구의회 윤리특별위는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징계는 하지 않았다.

행정복지센터 연두 순방 중 불거진 비하 발언 논란으로 이태훈 달서구청장과 이신자 구의원이 서로를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11월 5일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대구 달서구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공무원들이 구의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 달서구 공무원노조는 “구의원들이 발렛파킹을 요구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업무로 바쁜 공무원들 앞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용 사진을 찍고 집안 잔치에 부서장을 불러 청첩장을 돌리도록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8대 달서구의회는 시작부터 잇단 일탈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임기를 몇 개월 앞둔 지금도 어떤 사건과 사고 등이 발생할지 모르는 화약고 같고 지금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활화산 지방의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달서구의회는 지방의회로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자격미달 의회임을 스스로 통감하고 비위와 일탈 행위를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공동책임을 지고 전원이 이번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것이 지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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