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헬스케어기업 사는데..'왓슨 헬스' 매각하는 IBM

김기진 2022. 1.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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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 (IBM 제공)
미국 테크 기업이 헬스케어 사업에 눈독을 들인다. 하지만 IBM은 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며 관심을 모은다.

기업용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은 최근 전자의료기록 업체 서너를 283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월 의료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 뉘앙스를 19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마존은 2020년 11월 소비자에게 약을 배송해주는 온라인 약국 서비스를 내놨다.

쟁쟁한 IT 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한창인 가운데 IBM은 오히려 발을 떼려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IBM은 왓슨 헬스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IBM은 2015년 의료 인공지능 사업부 왓슨 헬스를 신설했다. 미국 의료 서비스 기업 CVS 헬스, 생활용품·제약 업체 존슨앤존슨, IT 기업 애플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건강 데이터 분석 업체 트루벤, 의료영상업체 머지헬스케어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섰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병원 등이 왓슨이 개발한 인공지능 암 진단 프로그램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왓슨 헬스가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매각 추진 이유라고 본다.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왓슨 헬스는 의미있는 실적을 내지 못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정확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 도입 1년 후 진행한 간담회에서 병원 측은 의료진과 왓슨의 1순위 치료법 의견 일치율이 56%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왓슨 헬스는 암 분야에서 명성을 자랑하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와도 협업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 한 채 프로젝트가 끝났다. 2018년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M 왓슨 헬스가 출범했을 당시 CEO를 맡았던 지니 로메티는 왓슨 헬스의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세계 곳곳에 최고급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그는 2020년 회사를 떠났다. 후임 아빈드 크리슈나 CEO는 지난해 미국 언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사업 전망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제시했었다고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김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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