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뿌리에 수백만원?..'식(植)테크'가 뜬다

신은빈 2022. 1. 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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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출처=유튜브 채널 '더필플랜트')
코로나19 이후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반려식물 수요가 늘어나자 최근 식물을 중고시장에 팔아 이익을 챙기는 ‘식(植)테크(식물 재테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홈 인테리어용으로 수요가 많은 특정 식물종은 한 뿌리에 수백만원까지 호가하는 등 인기가 뜨겁다.

최근 중고시장에서 ‘식테크’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식물은 몬스테라다. 특히 잎에 하얀 색 무늬가 있는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의 인기가 높다.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흔히 ‘몬스테라 알보’나 ‘알보몬’으로 많이 불리는데, 알보몬 중에서도 잎에 섞인 흰색 빛깔이 선명하거나 무늬가 독특할수록 값이 더 비싸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실내 식물의 개인 간 거래 시세를 분석한 결과, 알보몬은 평균 4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고나라에서 거래된 알보몬의 최고 거래가는 약 400만원에 달한다.

알보몬 외에도 실내 식물의 인기는 뜨겁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플랫폼 내 식물 거래 비율은 2020년 1월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중고나라에 등록된 주요 실내 식물 3종(필로덴드론·알보몬·제라늄) 상품 등록 현황을 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월만 해도 등록 건수가 191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1년 3월에는 2622건으로 두 배 증가했으며 9월에는 3866건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물 기르기나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집에서 식물을 관찰하는 ‘풀멍’이나 식물로 집을 꾸미는 ‘플랜테리어’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진 탓에 공기 정화 식물이 인기를 끈 영향도 있다.

특히 알보몬은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는 데다 수입이 제한돼 구하기가 힘들지만, 반대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인천공항으로 수입된 인도네시아산 몬스테라 삽수에서 금지 병해충인 바나나뿌리썩이선충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몬스테라를 수입 제한 조치한 바 있다.

때문에 알보몬 한 뿌리를 잘 키워 비싼 값에 팔면 여느 재테크 못지않게 쏠쏠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개인들의 ‘식테크’는 보통 잎 한 장에서 시작한다. 알보몬 잎 한 장을 물꽂이를 해서 뿌리가 충분히 내리면 흙에 심는다. 이후 새순이 나면 잎을 한 장씩 잘라 팔면 된다. 물론 자르지 않고 더 크게 키워 팔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가격이 오르지만, 대신 그만큼 거래 속도가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유튜브 홈 가드닝 채널 ‘와일드엣홈’을 운영하는 박선화 씨는 “초보자는 자신이 없어 작은 식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뿌리가 잘 내린 성체를 사서 기르는 게 더 쉽다”고 조언했다.

[신은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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