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최첨단 전투기 추락할 뻔..새 1마리가 만든 '아찔 순간'
새 1마리가 1대당 1000억원이 넘는 공군의 최첨단 전투기를 떨어뜨릴 뻔했다.
14일 공군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산 기지에 비상착륙한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A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엔진 흡기구에 조류 충돌(Bird Strike)의 흔적이 나타났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의 이ㆍ착륙 또는 순항 중 새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자칫 추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F-35의 최초 조류 충돌 사례다. 공군은 미국 등 F-35A 운용국가에 조류 충돌 사례를 공지했다.
공군은 조류 충돌이 항공전자계통과 랜딩기어 미작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미국에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에서 기술진이 입국한 뒤 정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새와 항공기는 체급 차이가 크다. 항공기가 새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튼튼하다. 그렇지만 항공기가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새와 같은 물체가 부딪치더라도 큰 충격이 일어난다. 캐노피(조종석을 덮는 유리 방풍창)가 조류 충돌로 박살이 나는 상황도 있었다.
가장 위험한 조류 충돌이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다. 엔진을 망가뜨리면 비행이 어려워진다.
지난해 6월 8일 충남 서산 기지에서 KF-16 전투기가 이륙을 위해 지상에서 활주하던 중 기체 뒷부분의 엔진에서 불꽃이 튀었다. 조종사는 비상탈출했다.
조사 결과 새가 흡기구로 들어가 엔진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는 자신을 잡아먹는 천적이 아니면 날면서 피하려 들지 않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류 충돌이 자주 발생한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야생동물과 항공기가 충돌한 경우가 1만 4368건 있었다.
이 때문에 공군이나 해군 항공대에선 배트(BATㆍBird Alert Team)라 해서 활주로 외곽 또는 활주로 바로 옆에서 엽총으로 공포탄을 쏘거나 폭음탄을 터뜨려 새를 내쫓는 보직이 있다. 민간 공항에서도 같은 일을 하는 팀이 있다.
앞서 지난 4일 공군 배모 소령은 F-35A를 몰다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난 뒤 조종간과 엔진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작동하지 않자 서산 기지에 비상착륙했다.
바퀴를 포함한 랜딩기어(착륙장치)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착륙이었다. F-35의 동체착륙도 이번이 처음이다. 배 소령은 다친 데가 없었고, F-35A는 동체 아래 일부가 망가졌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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