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제재는 27년까지 유예(종합)

오현길 2022. 1. 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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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후 5년간 시정조치 유예키로
자본확충 부담..보험사 한숨 돌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업계에 재무건전성 확보가 화두로 떠올랐다. 제도가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지급여력(RBC)비율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2027년까지 제재조치가 유예될 것으로 예상돼 보험사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ICS 도입 기준에 대한 잠정안을 공개했다. 이번 잠정안이 기존 안(K-ICS 4.0)과 가장 큰 차이점은 경과조치 적용이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도입되는 K-ICS는 기존 RBC비율과 다른 새로운 자본규제로, 가장 큰 특징은 시가를 기반으로 지급여력을 산정한다는 것이다. 지급여력이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이상의 책임준비금을 보유하느냐를 나타낸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토록 정하고 있다.

지급여력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K-ICS 하에서는 기존 원가가 아닌 시가를 기준으로 자본을 평가하기 때문에 현재 금리수준으로 재평가를 하게 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용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잠정안에서는 경과조치 기간 동안 모든 보험사에게 기존 RBC 체제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총요구자본의 15% 내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키로 했다. 또 신종자본증권의 기본자본 한도초과분과 후순위채권은 보완자본으로 인정해 보험사의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또 사전신고를 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부채의 시가평가에 따른 책임준비금 증가분과 보험, 주식, 금리위험액에 대한 부담분을 경과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완충기간을 뒀다. 이러한 경과조치가 적용되는 기간은 10년으로 내년 1월1일부터 2032년 12월31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K-ICS 도입 후 지급여력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기존 RBC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상회할 경우에 적기시정조치 적용을 유예키로 했다. 유예기간은 2027년 12월 말까지 약 5년 간이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해당 보험사는 금감원과 경영개선협약을 체결, 이행여부를 보고해야 한다.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서울 호텔에서 열린 '생명보험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경과조치로 인해 규제 도입에 따른 부담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은행의 바젤Ⅲ나 유럽의 솔벤시2가 각각 최장 10년, 16년의 경과조치를 바탕으로 제도를 연착륙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규제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경과조치 기반으로 자본 규제수준을 하회하는 보험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졌으나, 업체별 실질적 재무건전성은 변동이 없어 규제 부담이 두드러지는 보험사 신용도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보험사의 RBC 비율은 금리상승, 주가하락 등으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 평균 RBC 비율은 전분기 말보다 6.4%포인트 하락한 254.5%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 RBC 비율은 전분기 말보다 11.1%포인트 하락한 261.8%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곳은 DB생명이다. DB생명은 같은 기간 6.2%포인트 내린 155.3%를 기록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RBC 비율은 같은 기간 77.3%포인트 떨어진 335.4%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 RBC 비율은 전분기 말보다 2.3%포인트 상승한 241.2%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이 12.1% 오른 209.0%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각각 1.8%포인트, 3.1%포인트 상승한 213.0%, 181.8%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같은 기간 7.7%포인트 하락한 314.7%로 집계됐다.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100.9%로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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