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돼지심장 이식 받은 남성, 고교 동창 찌른 흉악범이었다

임주형 2022. 1. 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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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과거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메릴랜드대 병원은 시한부 환자였던 베넷의 동의를 받고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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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유족 측 "자격 있는 사람에게 심장 갔어야" 분노
유전자 조작한 돼지 심장 세계 최초 이식 받아
현재 별다른 거부 반응 없이 건강 회복 중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57세 남성 데이비드 베넷(오른쪽)이 담당 의사 바틀리 그리피스(왼쪽)와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사상 처음으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과거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환자는 수술을 마친 뒤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현지시간) 메릴랜드대 의대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이 과거 에드워드 슈메이커를 흉기로 9차례 찌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34년 전인 1988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베넷은 자신의 아내와 이야기를 하던 중, 고교 동창이었던 슈메이커를 흉기로 9차례 찔렀다. 당시 슈메이커의 나이는 22세에 불과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슈메이커는 평생 휠체어에 의존하다가, 지난 2007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넷은 재판에서 의도적 살인 기도 등 중범죄 혐의는 벗었지만, 폭력 및 흉기 은닉·소지 등으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슈메이커의 유족 측은 현지 매체들을 통해 분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슈메이커의 누나는 "돼지 심장 이식 소식을 듣고 획기적인 과학 성과라고 생각했지만, 환자 이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사람들이 그를 영웅이라고 부르는 게 가슴 아프다. 우리 가족에게 그는 결코 영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가족은 수년간 (그의 범죄로) 참상과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며 "그는 새 심장으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지만, 내 동생은 그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그 심장은 자격 있는 사람에게 갔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메릴랜드대 병원은 시한부 환자였던 베넷의 동의를 받고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통상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면 즉각적인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내 물질을 제거한 돼지 심장을 이용했다.

수술을 받은 뒤 베넷은 현재까지 별다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 후 7일째에 해당하는 13일 기준, 그는 안정된 상태로 몸을 회복 중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WP는 현재까지 미국에는 범죄 경력자에 대한 장기 이식 및 실험적 치료를 금지하는 법이나 규정은 없다고 전했다. 미 연방정부와 윤리위원회 또한 그런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베넷의 이번 심장이식 수술 비용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치료법의 시험 적용이라는 등을 고려해, 메릴랜드대 병원 측이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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