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일가는 수백억.. 이마트 정규직 기본급은 92만 원"
[장재완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전세종충청본부와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본부는 14일 오전 대전 서구 월평동 이마트월평트레이더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2만원 기본급을 정상화하고 22시 폐점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이마트 노동자들이 10년을 넘게 일해도 기본급이 겨우 92만 원에 불과하고, 각종 수당을 다 더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다며 기본급 정상화를 촉구했다. 또 대부분이 여성인 노동자들에게 오후 11시까지 심야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오후 10시 폐점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전세종충청본부와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본부는 14일 오전 대전 서구 월평동 이마트월평트레이더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만 6천 여성노동자 저임금 노동착취로 배불리고 고속 성장하는 경영진과 이마트를 규탄한다"며 "기본급을 정상화하고 22시 폐점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10년 누적 매출 100조를 돌파했고 영업 이익은 5조 원을 넘어선 대한민국 대형마트 1위 기업으로, 지난 3년간(2018년~2020년) 정용진 부회장과 오너 일가가 이마트로부터 보수 약 280억 원과 이익배당금 450억 원을 가져갔다.
이마트와 오너 일가가 이렇게 막대한 수익을 내는 동안 이마트 내 1만 6천여 명의 무기계약직 사원은 기본급 92만 4천 원의 봉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이들을 '정규직'이라고 부르지만, 온갖 수당을 더해도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명절상여 등의 기준급이 되는 기본급을 최소화하고 각종 수당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악의적인 꼼수 임금체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이러한 저임금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여사원은 회사 운영방침에 따라 오후 11시까지 근무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70조에 따르면 여성노동자를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에 근무시키려면 사용자는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마트는 사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2018년부터 매년 년 초 체결하는 연봉계약서에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동의한다는 조항을 슬쩍 삽입했다. 연봉계약서에 전자 서명하면 자동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에도 함께 동의하도록 시스템화하여 매년 위법적인 절차를 통해 사원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노동자가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없도록 한 위법한 근로계약임에도 이로 인해 이마트 여성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원치 않는 심야근로에 내몰리고 있다며 심야근로 동의절차를 폐지하고, 오후 10시 폐점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마트가 정규직이라고 주장하는 사원들의 현재 기본급은 92만 원이다. 5년 전 66만 원이었는데 이것도 많이 올라 92만 원이 된 것"이라며 "돈 잘 버는 재벌 회사를 다니면서도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원들의 헌신, 피와 땀으로 이마트는 최근 3년간 1조 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회사를 성장시키고 흑자를 냈다고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3년간 100억 원을 보수로 받아 갔다. 오너일가 가족까지 포함하면 무려 280억 원"이라며 "회사가 성장했다고 오너일가 단 3명에게 수백억을 보수로 주는 그곳에서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는 사원들의 2021년 기본급이 92만 원이라니, 기가 막히지 않는가"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또 "말도 안 되는 기본급에 각종 수당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맞추는 재벌 대기업의 파렴치한 행위가 십수 년간 자행되어 오고 있다"면서 "재계 11위 재벌 대기업에 다니는 우리 사원들의 요구는 너무나 소박하다. 최저임금 맞추려는 꼼수 수당 그만 주고, 그 수당 다 합쳐서 기본급 하나로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 올 대한민국 최저임금 191만 원에 9만 원 더해 기본급 200만 원으로 달라는 것이다. 이게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울러 "여사원들을 야간에도 부려먹고 싶으면 법대로 절차대로 동의받으면 될 것을 슬그머니 연봉계약서에 넣어 받으려는 파렴치한 행위, 부끄럽지도 않은가, 이게 신세계 이마트가 지키겠다고 하는 준법 경영인가! 이게 정 부회장이 말하는 사람 중심 기업 정신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돈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 사원들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연봉계약서에 서명하면 자동으로 야간근로에도 동의하게 하는 비열하고 위법적인 방법 동원 말고 이제 사원들에게 최소한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전세종충청본부와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본부는 14일 오전 대전 서구 월평동 이마트월평트레이더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2만원 기본급을 정상화하고 22시 폐점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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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 발언에 나선 이은정 이마트지부 월평트레이더스 지회장은 "이마트에서는 25년 차 계산원도 기본급은 92만 원이다. 정말 너무나 창피해 가족에게도 말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가가 어렵다고 하면 농산물도 사주고, 야구발전을 위해 1천억 원을 과감히 투자하는 마음씨 좋은 키다리아저씨와 그 가족은 최근 3년간 무려 450억 원을 챙겨갔다는데, 우리 사원들은 회사가 어렵다며 기본급 92만 원만 받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최저임금이 월 110만 원이었을 때, 6천억이 넘는 흑자를 낸 이마트 사원들은 월 120만 원을 받았다. 2021년 최저임금이 월 180만 원이었을 때, 3천억이 넘는 흑자를 낸 우리 사원들의 월급은 185만 원이었다"며 "정말 울고 싶은 마음이다. 십수 년간 일하며 골병들며 이마트를 대한민국 1등 마트로 만들어 온 40대·50대 여성 노동자들을 이렇게 저임금으로 부려 먹는 것, 정말 너무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손경아 마트노조이마트지부 대전세종충청본부장도 "이마트는 말도 안 되는 기본급에 각종 수당으로 최저임금을 맞추는 악의적인 임금 체계로 20여 년 넘게 지급하고 있다. 2021년 정규직 기본급 92만 원, 대한민국 어디에서 들어보셨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이마트 사원들의 요구는 너무나 소박하다. 각종 수당으로 누더기 된 월급 그만두고, 기본급으로 다 합쳐 달라는 것이다. 올 최저임금 191만 원에 9만 원만 더해 기본급으로 200만 원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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