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 결과 조작했나..중국 1위 핵산검사업체 센터장 체포

박성훈 2022. 1. 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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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메디컬 그룹의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검사센터. 센터장 장모씨가 지난 12일 감염예방법 위반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미 RFA 캡쳐]

중국 최대 핵산검사 위탁업체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검사 기관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며 중국 내 여론이 출렁이고 있다.

중국 허난성 쉬창시 공안국이 정저우시 진위임상검사센터 센터장 장모씨를 감염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쉬창시 공안국 홈페이지 캡쳐]

중국 허난성(河南省) 쉬창시(許昌市) 공안국은 진위(金域)메디컬그룹의 정저우시(鄭州市)임상검사센터장 장(張)모씨를 감염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은 “장씨가 법규를 위반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를 확산시키거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했다”고 공개했다. 구체적인 위법 사실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언급하지 않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진위메디컬그룹이 핵산 검사 결과를 거짓으로 보고해 ‘바이러스 감염자’로 만들고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며 “이 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회사가 바이러스 만들어 피묻은 돈 버는 것과 같은 방식의 속임수”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공안당국은 감염 방지법 위반의 대표적인 사례를 공개하면서 증상이 발현된 이후 신고하지 않고 공중시설에 출입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핵산 검사 결과를 음성으로 위조한 경우, 동선이나 검사 결과 확인 없이 교통편에 탑승시킨 경우 등을 중점 처벌 대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국의 처벌 사례를 감안할 때 검사업체 책임자인 장씨가 결과 위조를 통한 돈벌이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허난성 일대는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위험지역으로 지목된 상태다. 지난 12일 기준 안양(安陽市) 44명, 쉬창시(許昌市) 28명, 정저우시(鄭州市) 3명 등의 확진자가 나왔고 위저우시(禹州市)에서는 누적 275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진단됐다.

지난 12일 광저우 진위 메디컬그룹에서 핵산검사를 받지 않았는데 결과를 받았다는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웨이보 캡쳐]

온라인에서는 “핵산검사가 없는데 결과가 나왔다”는 폭로도 있었다. 지난 12일 광저우(廣州)의 한 네티즌은 “신이 조작한 건가. 핵산검사 샘플을 제출한 적이 없다. 10명 중 8명의 샘플만 담아갔다”는 글과 함께 자신이 받은 진단 결과서를 캡쳐해 올렸다. 진단 업체는 문제가 되고 있는 진위 메디컬 그룹의 광저우 센터였다.

진위 그룹은 지난해 11월까지 2억 2000만 회의 핵산 검사를 실시한 중국 내 검사 실적 1위의 민간 업체다. 중국 코로나19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 원사가 학장으로 있던 광저우 의대가 출자해 만든 회사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전역에 38개 검사 센터를 두고 있으며 코로나19 수요 급등과 함께 지난해 1~3분기 전년 동기간 대비 47% 증가한 86억1700만위안(1조550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정저우시가 실시한 핵산 검사의 1/3 이상인 1000만 건의 검사를 맡았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진위 그룹 측은 13일부터 정저우시에 대한 핵산검사를 중단시켰다. 업체의 주가는 폭락했고 이틀 사이 10% 가까이 하락해 시가 총액 26억 위안(4680억원)이 증발했다.

네티즌들은 “센터장이 체포됐는데 핵산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냐”며 “사고든 권력 부패든 ‘블랙홀 같은 사건’이다. 상상할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그룹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유포’나 ‘샘플 분실’, ‘데이터 위조’ 등의 상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악의적인 루머 유포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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