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린 주식 현명하게 대처하기..주식 산 이유와 목표부터 점검해야

명순영 2022. 1. 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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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주식을 역대급으로 사들였던 동학 개미들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 일 년 동안 증권시장에서 76조 원어치를 대거 매수했으나 매수 종목 주가가 부진해 수익을 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총 76조8058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시장에서 65조9015억 원을, 코스닥시장에서 10조9043억 원을 쏟아 부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다섯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현대모비스, 카카오, 현대차 순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탄탄한 우량주지만 수익률은 줄줄이 마이너스다. 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수량으로 나눈 매수가격과 마지막 거래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현대모비스 손실률이 15.7%로 가장 컸다. 그 뒤를 카카오(-10.9%), 현대차(-10.4%), 삼성전자우(-3.8%), 삼성전자(-3.2%)가 따랐다. 평균 손실률은 8.8%다. 500만 개미가 참여한 삼성전자는 ‘십만전자’의 희망에 부풀었었다. 상승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평균 매수가는 8만847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한 해의 거래를 7만8300원으로 마치며 주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대장주가 코스피 상승률마저 밑도는 성적을 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만 물렸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물린 주식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주식을 투자한 신규 투자자 60%가 그 해 10월까지 손실을 봤다. 당시는 코스피가 폭등하는 시기로 손실을 보기 어려울 것처럼 보이지만, 신규 투자자 절반 이상이 의외로(?) 손실을 본 것이다. 이처럼 주식투자가 만만치 않다.

손실을 보고 있는 동안에는 불안감으로 실수하기 쉽다. 연구소는 물린 주식에 대처할 때 불안한 심리로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2.5배 더 크게 느낀다’는 행동경제학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실 회피 편향’은 비이성적 투자판단의 대표적인 사례다. 손실을 확정 짓고 싶지 않아 주식을 팔아야 할 타이밍인데도 무작정 묵혀두는 게 한 사례다. 더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승국면인데도 불안감에 성급히 매도하는 경우도 비이성적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편향성을 피하려면 주식을 ‘산’ 이유와 ‘목표’ 가격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대가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피터린치는 ‘텐베거(Ten bagger)’로 유명하다. 텐베거는 10루타라는 의미로 투자자 입장에서 10배 수익을 낸다는 뜻이다. 피터린치는 투자 콘셉트를 명확히 세우라고 강조한다. 현명하게 선택했다면 팔 이유도 없다며 시장에 흔들리지 말라고 주문한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화 공격 매도로 수익을 내 유명해졌다. 그는 투자 콘셉트가 중요하다면서도 본인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결론적으로 물린 주식에 대처하는 방법은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왜 샀는지 투자 콘셉트를 기억하라. 주식을 샀던 이유를 떠올리며 현 시점에서도 매수 이유가 타당한지 점검해보는 것이다. 만약 명확한 투자 콘셉트가 없다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봐야 한다. 둘째, 매수 가격은 잊어야 한다. 내가 샀던 가격은 주가와 주식시장에서 별 상관이 없다. 원금을 회복하면 매도하겠다는 기대는 바다에서 무전기 없이 구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지금 이 순간, 새로 매수할 만한 주식인가만을 따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꾸준하게 새로운 투자 콘셉트를 찾아야 한다. 물린 주식에 대처할 만한 대안을 선택하라는 뜻이다. 유망한 투자 콘셉트가 있다면 손실 확정 뒤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글 명순영 기자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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