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설 전 TV토론 맞붙는다..安측 "왜 자기들끼리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3일 이재명ㆍ윤석열 두 대선 후보 간 양자 TV 토론을 설 연휴 전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가 의무적으로 하는 3회 법정 토론과는 별개의 토론이다. 역대 대선에서 지지율 양강 후보가 법정 토론 외 '일 대 일 토론'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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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ㆍ지상파 합동ㆍ국정 전반 토론…여야 TV토론 합의
이날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단장인 박주민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 양당의 3 대 3 실무 협상단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협상단 회의를 한 뒤 이같은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합의된 네 가지 사안은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 시작 ▲지상파 방송사에 합동 초청 토론 요청 ▲국정 전반 모든 현안 토론 ▲이외 추가 토론 협상 계속 등이다.
설 연휴 전 지상파에서 하기로 결정한 배경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일정이 고려됐다고 한다. 협상에 참여한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올림픽이 개막하면, 각 방송사가 올림픽 중계를 해야 하는 현실적 조건이 있다”며 “비(非) 지상파는 올림픽 중계 일정이 덜 부담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비 지상파는 설 이후 논의해서 (개최 여부를)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 주제도 윤 후보 측이 최근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국정 전반 현안'으로 합의됐다. 지난 7일까지만 해도 윤 후보는 “대장동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검증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주제를 한정했고, 이 후보는 “모든 현안으로 토론하자”고 맞서왔다. 권 부단장은 국정 전반 현안을 토론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이 제안했고 (우리도)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지리하던 토론 공방…李 “드디어 만난다”, 尹 “李 실체 밝히겠다”
이날 토론이 성사되기까지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 후보는 줄곧 TV 토론을 제안했는데,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토론을 하면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TV 토론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이후에도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으나 주제와 방식 등에서 계속 이견이 있었다. 합의 전날까지도 양측은 KBS 초청 토론회 실무진 협의 날짜를 두고 진실게임을 벌였다.
결국 이날 토론이 성사되자,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드디어 윤 후보와 TV토론으로 만난다”며 “경제와 민생을 살릴 구체적인 해법과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할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면 좋겠다”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실무진 협의가 있기 직전까지도 유튜브 쇼츠를 통해 윤 후보에게 “토론도 할 겸 한번 만나시죠”라고 제안했다.
이 후보가 토론에 적극적인 건 30% 후반 박스권에 머무는 지지율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TV 토론을 하면, 이 후보의 정책 우위가 드러날 것”이라며 “이 후보의 실력이 드러나면, '유능(이 후보) 대 무능(윤 후보)' 프레임이 자연스레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 역시 합의 직후 페이스북에 “국민 앞에서 이 후보의 실체를 밝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환영 메시지를 냈다. “실체를 밝히겠다”는 대목은 대장동 등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최근 선대위 내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 학습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불안함을 부각하고 자신의 안정감을 과시하는 게 윤 후보의 토론 전략이 될 전망이다. 설령 '토론 개인기'에서 밀리더라도,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크게 잃을 것은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도 “토론 실력과 상관없이, 윤 후보의 ‘보스 기질’ 등이 시청자에게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선대위 관계자)는 우려가 나온다.
安 측 “자기들끼리만 하나” 반발…국민의힘은 4자 토론 회의적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토론에서 소외된 후보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날 안 후보 측의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들끼리만 TV토론을 한다니 도대체 무슨 의도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당은 국민께서 만들어 주고 계시는 혁신과 변화의 3자 구도를 존중하고, 두 당만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토론을 즉각 중단해 주기 바란다”며 3자 토론을 역으로 제안했다.
다만 3자 토론이 실제 이뤄질 진 미지수다. 이날 박주민 의원은 “다른 당도 참여하는 (최대) 4자 토론 제안이 온다고 하더라도 다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성일종 의원은 “후보 일정을 봐야 한다. (4자 토론은) 고민을 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긋는 듯한 태도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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