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설 전 TV토론 맞붙는다..安측 "왜 자기들끼리만"

김준영 입력 2022. 1. 13. 19:07 수정 2022. 1. 14. 0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3일 이재명ㆍ윤석열 두 대선 후보 간 양자 TV 토론을 설 연휴 전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가 의무적으로 하는 3회 법정 토론과는 별개의 토론이다. 역대 대선에서 지지율 양강 후보가 법정 토론 외 '일 대 일 토론'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중앙포토


설 연휴 전ㆍ지상파 합동ㆍ국정 전반 토론…여야 TV토론 합의


이날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단장인 박주민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 양당의 3 대 3 실무 협상단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협상단 회의를 한 뒤 이같은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합의된 네 가지 사안은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 시작 ▲지상파 방송사에 합동 초청 토론 요청 ▲국정 전반 모든 현안 토론 ▲이외 추가 토론 협상 계속 등이다.
지난해 10월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설 연휴 전 지상파에서 하기로 결정한 배경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일정이 고려됐다고 한다. 협상에 참여한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올림픽이 개막하면, 각 방송사가 올림픽 중계를 해야 하는 현실적 조건이 있다”며 “비(非) 지상파는 올림픽 중계 일정이 덜 부담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비 지상파는 설 이후 논의해서 (개최 여부를)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 주제도 윤 후보 측이 최근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국정 전반 현안'으로 합의됐다. 지난 7일까지만 해도 윤 후보는 “대장동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검증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주제를 한정했고, 이 후보는 “모든 현안으로 토론하자”고 맞서왔다. 권 부단장은 국정 전반 현안을 토론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이 제안했고 (우리도)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후보가 토론 시작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리하던 토론 공방…李 “드디어 만난다”, 尹 “李 실체 밝히겠다”


이날 토론이 성사되기까지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 후보는 줄곧 TV 토론을 제안했는데,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토론을 하면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TV 토론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이후에도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으나 주제와 방식 등에서 계속 이견이 있었다. 합의 전날까지도 양측은 KBS 초청 토론회 실무진 협의 날짜를 두고 진실게임을 벌였다.

결국 이날 토론이 성사되자,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드디어 윤 후보와 TV토론으로 만난다”며 “경제와 민생을 살릴 구체적인 해법과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할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면 좋겠다”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실무진 협의가 있기 직전까지도 유튜브 쇼츠를 통해 윤 후보에게 “토론도 할 겸 한번 만나시죠”라고 제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올린 유튜브 쇼츠. 유튜브 캡처

이 후보가 토론에 적극적인 건 30% 후반 박스권에 머무는 지지율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TV 토론을 하면, 이 후보의 정책 우위가 드러날 것”이라며 “이 후보의 실력이 드러나면, '유능(이 후보) 대 무능(윤 후보)' 프레임이 자연스레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 역시 합의 직후 페이스북에 “국민 앞에서 이 후보의 실체를 밝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환영 메시지를 냈다. “실체를 밝히겠다”는 대목은 대장동 등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최근 선대위 내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 학습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 2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의 불안함을 부각하고 자신의 안정감을 과시하는 게 윤 후보의 토론 전략이 될 전망이다. 설령 '토론 개인기'에서 밀리더라도,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크게 잃을 것은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도 “토론 실력과 상관없이, 윤 후보의 ‘보스 기질’ 등이 시청자에게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선대위 관계자)는 우려가 나온다.


安 측 “자기들끼리만 하나” 반발…국민의힘은 4자 토론 회의적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토론에서 소외된 후보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날 안 후보 측의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들끼리만 TV토론을 한다니 도대체 무슨 의도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당은 국민께서 만들어 주고 계시는 혁신과 변화의 3자 구도를 존중하고, 두 당만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토론을 즉각 중단해 주기 바란다”며 3자 토론을 역으로 제안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다만 3자 토론이 실제 이뤄질 진 미지수다. 이날 박주민 의원은 “다른 당도 참여하는 (최대) 4자 토론 제안이 온다고 하더라도 다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성일종 의원은 “후보 일정을 봐야 한다. (4자 토론은) 고민을 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긋는 듯한 태도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