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명 재택치료 시대..전담 응급의료센터 가보니

어환희 2022. 1. 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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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의료원 재택치료관리 상황실에서 심정옥 간호사가 재택치료 환자 관리를 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의사 13명, 간호사 15명이 3교대로 상황실 근무를 한다.


13일 오전 서울의료원 재택치료관리 상황실, 25년 차 간호사 심정옥 씨는 재택치료 환자들 모니터링에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심 씨는 "요즘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라면서 "재택치료 초창기 혼자 환자 100명을 맡은 때도 있다"고 했다. 재택 환자 한 명당 하루 세 차례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는데, 근무시간 내내 약 300통의 전화를 소화했다고 한다. 요즘은 하루에 10명에서 많으면 40명 정도의 재택 환자를 맡는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제외한 모든 신규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받는 것이 현재 코로나 치료19 원칙이다.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작하며 의료대응 체계를 전환했다. 이날 기준 집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는 재택치료자는 1만6068명이다. 조만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증·무증상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 재택 치료는 일상이 될 전망이다.


응급의료센터·외래 진료센터, '비대면' 한계 보완

전화·앱을 통한 비대면 모니터링이 재택치료의 기본이지만, 갑작스레 환자 상태가 나빠질 때에 대비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찾은 서울의료원에는 코로나19 재택치료자를 위한 외래의료센터와 응급의료센터가 마련돼 있었다.

서울의료원 외부에 설치된 코로나19 재택 외래진료센터. 30분 당 환자 1명을 보는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의료원은 선별진료소로 쓰던 컨테이너를 재택치료자의 대면 진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로 개조했다. 센터 안으로 들어가니, '접수' '간호' '진료' 창구가 순서대로 있었다. 환자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의료진을 만나 진료를 받는다. 김석연 서울의료원 의무부원장은 "통로에 음압이 걸려있어 의료진 쪽으로 공기가 가지 않아 감염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30분 간격으로 환자 1명을 받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김 부원장은 "운영 시작한 지 보름 정도가 됐다"면서 "대체로 젊고 기저질환 없는 사람들이 재택치료를 많이 하는 만큼 실제로 센터를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외래진료센터 내부에는 '접수' '간호' '진료' 창구가 순서대로 마련돼 있다. 통로에 음압이 걸려 있어 의료진 감염 우려가 없다고 의료원 측은 설명했다.


이런 외래진료센터는 현재 서울시 6곳 포함 전국에 38곳이 있다. 대면 진료가 필요한 재택치료자는 본인 차량이나 응급택시, 보건소 구급차로 이동한다. 정부는 앞으로 이런센터를 7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정숙 중수본 재택치료기획팀장은 "2~3주간 재택치료자가 줄고 있어 현재 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앞으로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센터 확충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서울 내 10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센터 접근성이 좋아지면 이용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재택치료자가 찾을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의 진료 상황판. 확진자 폭증 시기엔 센터 내 12개 병상이 모두 사용된 적도 있었다.

재택치료자가 수술 등 급박한 상황에 찾을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는 현재 하루에 환자 10명 정도가 찾는다. 함은미 서울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주로 호흡곤란 악화, 흉통, 기침 심화 등으로 센터를 찾는다"고 했다. 폐렴이 있는 경우 격리병동에 입원하게 된다. 급성 복통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서울의료원 측은 "당초 1만 명이 재택치료하면 3%가 응급질환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면서 예상보다 현재 이용률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진자 폭증 시기에 센터 내 음압 병상 2개, 중증병상 10개 등 12개 병상이 모두 사용됐던 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에 확진된 산모가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뒤 센터로 옮겨져 산후 처치를 받기도 했다.


재택치료 중 '먹는 치료제' 투약·부작용 주의해야

코로나19 먹는(경구용) 치료제 초도물량 2만1000명분이 13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해 있다. 14일부터 첫 투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뉴스1.


내일(14일)부터 투약이 시작되는 먹는 치료제는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함께 재택 치료자도 처방받을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고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환자의 집까지 약을 배송하는 일이 관건이다. 재택치료자의 경우 보호자가 담당약국을 찾아 약을 받거나, 보건소·약국을 통해 배송된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경구용(먹는) 치료제 처방이 시작되더라도 65세 이상 재택치료자 비율이 낮아서, 갑자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지자체에서 배송하는 여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먹는 치료제 배송을 책임지고 재택치료자의 집까지 가져다드리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재택치료 중 먹는 치료제 투약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은 부작용이다. 국내 도입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28개 성분이 병용 금기 약물이다.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중 23개가 국내 허가된 성분이라, 해당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을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김 부원장은 "노인들의 경우 부정맥이나 심방세동이 많은데 심방세동약 3가지와 콜레스테롤약 2가지가 병용 금지 약물에 들어가 있어서 꼼꼼히 살펴야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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