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文정부 이재명 탄압" 여진..최재성 "당대표가 저러니.."

윤지원 2022. 1. 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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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안보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13일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던 사람”이라는 송영길 대표 발 설화(舌禍)의 여진이 이어졌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수습에 나섰다.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대표가 좀 말이 먼저 많이 앞서 나갔다고 본다. 약간 오버한 것 같은데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발언 때문에 원팀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훼손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의원(선대위 정무실장)도 내홍 저지에 힘을 보탰다.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윤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별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없다”면서도 “어제 이 후보가 입장을 정리한 것 같다. ‘송 대표가 과한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것 같다. 송 대표도 실수했다고 본인 스스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이 권력투쟁 씨앗이 여전한데 임시방편으로 처방한 것과 (송 대표가) 실수한 건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너털웃음을 지으며 “송 대표가 검찰의 수사권 남용 얘기를 하시다가 약간 지나치신 것 같다. 적절히 이해해주시라”고 말한 이후 선대위는 송 대표의 발언을 단발성 말실수로 넘기려는 분위기다. 선대위의 핵심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송 대표가 머쓱해 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책임을 묻는 게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문 진영 “송영길은 사과하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국민통합본부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선대위 핵심인사들의 조기 진화 노력에도 ‘송영길 불신론’이 쉽게 진화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이번 대선에서는 통합의 메시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난무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도 사실과 다르게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던 이 전 대표의 전날 발언과 맞물려 송 대표의 책임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설훈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중요한 때라고 생각해 침묵을 지키려 했지만, 송 대표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며 “송영길 대표는 실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공개 비판했다.

송 대표에 대한 불만은 이낙연계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 후보와 멀지 않은 관계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에 나와 “당 대표가 저런 말을 하니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40% 돌파라는 것이 장애가 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박홍근 의원도 지난 11일 당 내부 텔레그램 방에서 “후보가 송영길 대표 휠체어를 미는 모습도 이제 그만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한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장애인 유권자들이 보기에도 불편한 모습”이라며 “송 대표의 의욕 과잉이 좋지 않은 그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올린 글”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송 대표를 둘러싼 갈등을 “대선 이후 8월 전당대회에서 벌어질 친문·비문 간 세력 다툼의 전초전”(선대위 관계자)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 이후로 예고된 전당대회에는 친문그룹에선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홍영표 의원, 경선부터 이 후보를 밀었던 우원식 의원 등이 도전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송영길 대표의 당권 재도전설도 돌고 있다.

전날 송 대표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았던 친문 그룹도 “일단 두고 보겠다”(신동근 의원)며 한발 물러섰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송 대표가 어떻게 사과하는지 일단 볼 것”이라며 “이번 건은 어찌어찌 무마될 수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본인 스스로가 친문에 의해 탄압받았다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런 시각으로 대선을 이끌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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