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경제야"_돈쓸신잡 #28

김초혜 2022. 1. 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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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돈 벌고 싶다면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H.W. 부시와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이 맞붙었다. 누가 봐도 부시가 이기는 게임이었다. 부시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이었고, 빌 클린턴은 아칸소 주지사 경력이 전부였다. 나이도 겨우 40대 중반이었다. 클린턴은 강력한 선거 구호로 판세를 뒤집었다. 그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외쳤다. 이 한마디가 그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많은 사람이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와르르 무너졌다. 작은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절대로 망할 것 같지 않았던 대기업도 픽픽 쓰러졌다. 실업자가 속출했다. 나라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였다. 그제야 사람들은 경제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달았다.

이제는 “경제가 중요하다”라는 말은 식상하다. 경제가 중요하다는 건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마저도 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뛰어든 젊은 사람들까지 늘면서 경제 공부 열풍은 더 거세졌다. 당장 유튜브만 켜도 정말 많은 경제 전문 채널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중이다. 올해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하는 경제 흐름은 무엇일까.

「 인플레이션 파도가 덮쳤다 」
최근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가격을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다. 400원이라는 금액만 생각하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퍼센트로 계산하면 무려 10%나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결코 적은 인상폭이 아니다. 스타벅스뿐만이 아니다. 버거킹도 햄버거 가격을 인상했다. 치킨, 라면, 음료수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최근 대형마트에 가서 장을 본 사람이라면 올해 생활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우리나라만 덮친 것도 아니다. 전 세계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의 최대 화두 역시 인플레이션이다.

도대체 왜 이런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는지 짚어봐야 한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탓에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다. 이때 미국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현금을 찍어내며 시장에 돈을 풀었다. 미국이 돈을 풀면 다른 나라들 역시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 덕분에 미국 경제는 회복했고, 미국 증시 역시 성장했다. 돈 풀기를 멈춰야 할 타이밍에 하필 코로나가 터졌다. 다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가득 꼈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다시 막대한 현금을 찍어내 시장에 풀었다. 시장에 돈이 넘쳐나면 당연히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건 물가가 오른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오른 아파트 가격도 인플레이션 현상의 일환이다.

「 올해는 금리인상의 해 」
경제학적으로 볼 때 물가 상승은 당연한 거다. 오히려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게 문제다. 그건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다만 지금처럼 급격한 물가상승은 쓰나미급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미리미리 우량 자본을 갖추고 만만의 대비를 한 사람들이라면 이 쓰나미를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이 넘쳐나는 돈을 흡수해 더 큰 부를 축적한다. 하지만 맨몸으로 쓰나미를 정통으로 맞는 사람은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다. 인플레이션은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벼랑으로 내몬다.

각국 정부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결국 금리 인상이다. 금리를 올려서 시중에 푼 막대한 돈을 다시 회수하겠다는 것. 올해 미국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 역시 금리를 안 올릴 수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일단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영역은 증시다. 기본적으로 금리 인상은 증시에 악재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풀린 돈은 다시 은행으로 돌아가게 돼 있고, 당연히 증시에 몰린 돈 역시 일부는 이탈할 것이다.

「 주식 투자자의 대응 방안 」
테슬라가 만든 인간을 닮은 로봇.
인플레이션을 가만히 두면 치솟는 물가 때문에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진다. 그렇다고 급격히 금리를 올려버리면 주식 시장이 심하게 흔들린다. 또한 코로나 기간에 빚을 내서 겨우겨우 버틴 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확 올라간다. 말 그대로 딜레마다.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런 복잡한 경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물론, 정답은 없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럴 때일수록 기업을 그 자체를 보라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애플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을 팔아서 전 세계 1등 기업이 됐다. 현재 애플은 VR기기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어떤가. 페이스북은 아예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까지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뿐 아니라 인간을 닮은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경제공부는 필수다.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한다는 건 그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하는 것이다. 다만, 주식 투자에 일일이 거시경제 이슈를 대입하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애플이 VR기기 출시를 미루거나, 테슬라가 로봇 개발을 멈출 일은 없다. 대형 경제 이슈가 발생한다고 해도 결국 강한 기업들은 혁신을 거듭하며 살아남는다. 주식 투자란 이런 기업에 오래 투자하면서 그들이 이뤄내는 성장의 결실을 조금이나마 나눠 갖는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건 분명히 중요한 경제 이슈지만, 개인이 거시경제의 흐름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면서 투자를 조율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월스트리트의 영웅 피터 린치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길 때다. “누군가 금리를 연속 3번 맞출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억만장자가 될 겁니다” 사실상 주식 투자에서만큼은 거시 경제를 배제하고 기업만 공부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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