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CPI 7% 급등에 엇갈린 시장 반응
"연준 3월 금리 조기인상 가능성 커져" 경계도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했다고 1월 12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1982년 6월 7.1%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직전 11월 기록한 6.8%보다도 더 오른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5.5% 오르며 1991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2월만 해도 각각 1.4%, 1.7%로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았으나, 3월 2.6%로 목표치를 넘어서더니 12월까지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은 이 같은 물가 상승률이 이미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평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12월 CPI 전망치는 7.1%다. 다우존스의 경우 7%를 예상했다. 장중 발표된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최근 일부 지역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다고 발표하며, 이날 뉴욕증시는 3대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2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3포인트(0.11%) 오른 3만6290.3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28포인트(0.28%) 상승한 4726.3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34.94포인트(0.23%) 오른 1만5188.39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약세장이 이어진 암호화폐 시장도 반등했다. 13일 오후 1시 55분 기준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6% 오른 4만369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3.76%), 솔라나(6.81%), 에이다(8.28%), 리플(2.7%), 도지코인(9.25%) 등도 동반 오름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같은 시각 1.75% 수준으로, 최근 1.8%를 웃돌며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하향 안정됐다. 다렐 크롱크 웰스파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최고점 수준에 근접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이 점차 완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CPI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일(현지 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게 지속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준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은 이어졌다. 13일(현지 시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 연준이 3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4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경제가 현 추세를 유지한다면 연준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대다수다. 김유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12월 미국 CPI 상승률이 예상치에 부합하긴 했으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만큼 연준에게는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3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명분은 충분해졌다"고 분석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 단행 시점이 이르면 올해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연준의 긴축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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